CCTV "푸틴 요청으로 중-러 정상 통화 성사"푸틴 "항구적 평화 달성 위해 힘쓰고 있어"시진핑 "우크라 해결 노려 기뻐"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연합뉴스 제공.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중앙TV(CCTV)가 24일 보도했다.

    CCTV는 이날 "24일 오후 시진핑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에서 미·러 양국의 최근 접촉 상황과 러시아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의 근원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하며 항구적 평화 방안을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CCTV는 이번 통화가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음을 의미하는 ‘잉웨’(약속에 응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전면적으로 상승한 초반에 위기 해결을 위한 네 가지 원칙 등 기본적 주장을 내놨다"며 "작년 9월 중국은 브라질과 일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와 함께 '평화의 친구' 팀을 만들어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고 조건을 축적했다"고 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네 가지 원칙은 △각국의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유엔 헌장 취지와 원칙 준수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노력 지지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러시아 및 관련 각국이 위기 해소를 위해 적극적(積極·'긍정적'의 의미도 있음)인 노력을 하는 것을 기쁘게 보고 있다(樂見)"고 언급했다고 CCTV는 전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각종 방식을 통해 소통·협조를 계속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 협력 강화 의지도 재차 표명하면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전쟁 승전 80주년'(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맞이 기념행사를 잘 치르자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성명에서 두 정상이 장시간 따뜻하고 우호적 분위기에서 전화 통화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최근 미국과 시작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 현재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 관계가 세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화 요소라며 "이는 본질적으로 전략적이며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누군가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승전 80주년 행사와 관련한 고위급 회담 일정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미·러 협상에 대해 여러 파트너 국가에 알릴 계획이라며 이날 그 절차가 시작된다고 말했는데 중국이 첫 공유국이 됐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놓고 협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