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사교육업체에 모의고사 문항 제작·판매서울·경기 문항거래 규모 198억, 전체의 93%대통령실 "尹 강력 대응에 카르텔 실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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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 ⓒ정상윤 기자
현직 교사가 사교육업체와 유착해 모의고사 문제를 빼돌리고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사교육 카르텔'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최근 5년간 교원 249명이 사교육업체에 모의고사 문항을 제작·판매해 총 212억9000만 원을 수취, 1인당 평균 수입액을 따지면 8500만 원에 달했다.감사원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5년간 사교육업체로부터 5000만 원 이상을 수취한 서울·경기 및 부산 등 6개 광역시 고교 교사를 중심으로 '사교육 카르텔' 실체를 점검했다.점검 결과, 249명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사교육업체 문항 거래를 통해 총 212억9000만 원을 수취했다.서울·경기의 사교육업체 문항 거래 규모는 198억8000만 원으로 전체의 93.4%에 달했다. 특히 서울(75.4%)은 대치동·목동 등 대형 사교육업체가 집중된 지역 소재 학교 교원들의 문항 거래가 많았다. 문항 거래는 주로 과학(66억2000만 원, 31.1%), 수학(57억1000만 원, 26.8%) 등 수능 주요 과목에서 이뤄졌다.거래는 사교육업체 문항제작팀, 강사가 EBS 교재 집필진 명단, 인맥·학연 등을 동원해 출제 능력이 있는 교원을 접촉해 거래 제안을 해 구두 계약 체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이런 수법으로 고교 교사 A 씨는 강사 B 씨에 2015년부터 모의고사 문항을 꾸준히 제작·판매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총 6억1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교사가 직접 문항공급조직을 구성·운영하고 일부 교사는 알선비 등 명목으로 추가 금원을 수취하거나 교사가 문항제작진을 구성해 배우자의 문항공급업체를 통해 문항을 판매하는 수법도 있었다.고교 교사 C 씨는 2019년 배우자 D 씨가 문항공급업체를 설립하자 현직 교사 36명의 문항제작진을 구성해 사교육업체 등에 문항을 판매해 2019~2022년 18억9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교사가 문항 거래 과정에서 출간 전 EBS 교재 파일을 유출하거나 판매 문항을 학교 시험에 출제하는 한편, 문항 거래 사실이 있음에도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다.교사 일부는 사교육업체에서 구성한 문항제작팀에 가담하면서 팀장 역할을 수행하거나 교원을 섭외해 팀을 직접 구성하기도 했다.교육부는 2016년 7월 시도 교육청에 학원용 문항 매매 행위 금지 등 공문을 보냈으나 인수인계 누락 등 사유로 교원의 문항 거래에 대한 지도·감독이 소홀해지면서 문항 거래가 이어지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감사원은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되는 교사 29명에게는 징계 요구(8명)와 비위 통보(22명)하고 220명은 교육부에 적정 조치를 통보했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 속에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킬러 문항과 사교육 이권 카르텔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며 "가장 공정해야 할 대입 수능부터 바로 잡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개혁의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번 감사는 그 출발점에 불과하며 더 끈질긴 개혁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