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90분간 통화…"상호방문 포함 긴밀 협력"크렘린궁 "함께 일할 때가 됐다…트럼프, 분쟁 원인 제거해야"트럼프, 젤렌스크와도 '평화 구축' 호응 끌어내…젤렌스키 "해냅시다"미-러 수감자 맞교환 등 관계 개선 분위기 속 종전 논의 및 협상 '급물살'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70707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70707 AP/뉴시스. ⓒ뉴시스
    우크라이나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중재 노력으로 종전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전쟁 당사국 정상들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고,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알렸다.

    그는 "나는 방금 푸틴과 길고도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AI, 달러의 위력 그리고 다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명의 죽음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특히 "푸틴과 상호방문을 포함,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며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을 통해 두 정상이 거의 1시간30분에 걸쳐 전화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직접 통화한 사실을 러시아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직전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12일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당국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를 확인한 것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20년 7월23일이 마지막이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고,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14년(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해) 이전의 영토구획으로 돌아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두 정상이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장기적인 해결을 이룰 수 있다는 데에 동의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일할 때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 중 하나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을 포함해 접촉을 지속하기로 합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초대하는 등 미국 관리들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했다. 두 정상간 통화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푸틴과의 통화 사실을 밝힌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는 젤렌스키와 통화하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에게 (나와 푸틴의) 대화 내용을 알리고,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적었고, 약 한 시간 뒤 실제 통화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가 끝난 뒤 이번 통화에 대해 "아주 잘 진행됐다. 그(젤렌스키)는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전한 뒤 "나는 그 회의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되길 바란다"며 "이제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 이 전쟁은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죽고, 완전히 불필요한 파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뮌헨안보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미국의 우크라이나전쟁 종식 시나리오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후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대화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평화를 달성할 기회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고, 팀 차원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논의했으며 드론을 비롯한 첨단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의 기술적 역량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대화 내용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과 트럼트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을 막고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해냅시다(let's get it done)"라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승리할 경우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대선 승리 이후에도 상황이 복잡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취임 후 20여일 만에 종전 논의를 위해 움직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금 이 통화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 나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통화였고,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행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평화 협정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음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수감자 맞교환을 진행하며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협상 시작에 합의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서도 종전 및 평화 구축에 대한 호응을 끌어냄에 따라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논의 및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