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국회 찾아 지방분권 개헌 거론대선 행보 물음에 "바람직 하지 않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재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종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재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종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회를 찾아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분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방 분권 개헌안'을 제안했다. 여권 내에서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 가운데 오 시장도 개헌을 꺼내 들며 세 과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서울시·서울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87 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와 입법 독주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재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통령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하게 넘겨 지자체별로 발전 전략을 짜고 재정권을 행사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구체적으로 '5대 강소국론'을 제시했다. 수도권 인구 편중 현상으로 지방 소멸 위기에 처했기에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하고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전라도와 충청도를 합치는 4개 권역별 초광역 지자체를 만들어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에게는 외교·안보·국방에 관한 권한만 남겨 놓고 내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이 광역화된 지자체에 과감하게 이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5대 5로 맞춰 지방 재정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육·경찰 등의 행정 자치권 위임도 거론했다.

    이날 개헌 토론회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여당 소속 의원 40여 명이 자리했다. 오 시장의 지지자들도 다수 참석하며 토론회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여권 내 잠룡으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도 자리했다.

    오 시장은 이번 토론회 참석이 개헌 논의 차원에서 참석한 것이며 대선 행보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토론회 도중 기자들을 만나 "오늘 개헌의 골격은 작년 8월 정치학회 주최 토론에서 제가 발제한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 소개했다"며 "개헌 토론이 대선 행보와 연계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정치적 혼란 상황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기에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 여러분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어떤 밑그림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냐에 대한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오 시장이 개헌론을 앞세워 보폭을 넓히는 것을 두고 대권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조기 대선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 속 오 시장의 국회 방문은 의미심장하다"며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