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각각 "다른 국영기업과 경영통합 계획" 발표작년 판매대수, BYD 상회…스텔란티스 이어 글로벌 7위미-중 갈등에 합작 난항…신에너지차 전환 통해 경쟁력 제고
  •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둥펑혼다 자동차공장에서 조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자료사진. ⓒ뉴시스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둥펑혼다 자동차공장에서 조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자료사진. ⓒ뉴시스
    중국 국영 자동차기업인 창안(长安汽车)과 둥펑(东风汽车)간 합병이 논의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된다면 현재 중국 1위인 비야디(BYD)를 제치고 중국 최대 자동차기업으로 등극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7위 규모의 자동차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둥펑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 디이자동차와 함께 중국 3대 완성차업체다. 여기에 창안자동차와 체리자동차까지 더하면 중국 5대 완성차업체가 된다.

    11일 연합보(聯合報)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둥펑자동차그룹 산하 상장사인 둥펑자동차와 둥펑과기, 중국 병기장비그룹 산하 상장사인 충칭 창안자동차는 9일 각각 발표를 통해 모기업에서 다른 중앙 국영기업그룹과 경영통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모두 경영통합 주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두 완성차업체간 오랜 기간 전략통합 가능성이 논의돼 온 만큼 합병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앞서 둥펑과 창안은 2017년 제일기차와 함께 3자간 전략적 협약을 맺고 이듬해 차량 공유서비스인 T3추싱을 출범했으며 2019년에는 스마트카 기술개발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다. 현재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직접 관리하는 자동차 중앙 국영기업으로는 둥펑, 창안 그리고 제일기차가 있다.

    국영 자동차기업의 통합 추진은 최근 전기자동차(EV) 등 신에너지차량으로의 전환과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생산망과 판매망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환이 더딘 국유 자동차사와 합작사는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창안의 경우 2024년 판매목표를 280만대로 설정했지만, 12만대나 미달했다. 둥펑은 320만대로 잡았으나, 50만대 이상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외국기업과의 합작이 과거 대비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합병 배경으로 거론된다.

    2021년 기아와 합작사 운영을 중단한 둥펑의 경우 중국에서 닛산, 혼다 등 일본업체와 합작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차량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이들이 통합하게 되면 중국 최대 국영 자동차회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해 창안과 둥펑의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각 268만대와 248만대다. 단순 합산할 경우 판매 규모는 516만대로, 비야디(427만대)를 크게 넘어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순위에서도 스텔란티스(542만대)에 이어 7위로 올라서게 된다.

    창안은 미국 포드, 일본 마쓰다 등과 합작하고 있으며 전세계 12개 제조거점과 22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누적판매량은 2500만대를 넘어섰다.

    1969년 설립한 둥펑은 누적 60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2023년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중 18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규모를 확대해서 경영개선을 서두를 생각이라고 현지 언론은 진단했다. 경영통합을 발판으로 독자 브랜드 EV와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둥펑과 창안의 합병이 중국 중앙 국영기업과 지방 국영기업의 통합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제일기차와 광저우·상하이·베이징자동차의 합병 소문도 존재하며 내부적으로는 이들간 상호 인사교류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