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尹 검찰총장 임명 후회 … "책임 느낀다""대선, 비호감 경쟁 … 프레임 못 벗어나 패배"친문계는 이재명 향해 통합-포용 공세 이어가친명, 불편한 기색 … "文 이용 인사들 있어"
  • ▲ 설연휴 마지막 날인 1월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 설연휴 마지막 날인 1월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것을 후회한다는 '고백'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를 향한 친문(친문재인)계의 포용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야권에서 문 전 대통령의 위상을 이용해 이 대표를 향한 정략적 공세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을 경계하고 나섰다.

    10일 문 전 대통령은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것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검찰개혁에 대해 윤석열 후보자만 검찰개혁에 지지하는 이야기를 했고 나머지 3명은 전부 검찰개혁에 대해 반대했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결과를 두고 자신의 책임론과 함께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 대표의 책임을 지적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처음에는 (윤 대통령을) 손쉬운 상대로 여겼지만 마치 비호감 경쟁인 양 선거가 흘러가 버렸고 그 프레임에서 결국 벗어나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다"며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에 대해 내가 가장 큰 책임이 있고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주당이 좀 더 포용하고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금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에게는 경쟁자가 없는 거 아닌가. 그럴수록 더 확장해야 한다. 내가 (평산마을을 찾아온) 이 대표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친문계에서는 해당 발언을 두고 이 대표를 향한 통합 요구에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민주당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용과 확장을 강조하신 대통령님의 절박함이 전해진다. 민주당의 포용과 확장이야말로 정권 교체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이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문호를 넓혀야 된다. 대선 승리에 힘을 합하겠다는 사람들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며 "(이 대표와 최근 통화에서) 우리 당이 좀 더 다양한, 다양성이 구현되는 그런 당이 돼야 되는데 지금 요즘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쉽다. 그리고 극복해 나가야 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각을 세우다 민주당을 떠난 친문계 인사들의 공세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야당의 텃밭인 광주를 찾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지 않고 대선에 나서면 굉장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계엄 선포를 두둔하고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호도한다. 이대로면 대선 후에도 지금과 같거나 아니면 진영만 바뀐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명계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지층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이 반성보다는 친문계가 연일 주창하는 통합론에 방점을 찍어 오히려 당내 분열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양비론으로 말씀을 하셔서 당원들의 마음을 더욱 어루만져주지 못한 면이 아쉽다"며 "당의 통합을 위해서 (문 전 대통령이) 큰 마음을 써주신 것이지만 그것을 또 다시 이용하려는 인사들이 있어 오히려 메시지가 이용당할까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