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도체특별법 정책 토론회 좌장 나서"노동시간제 예외에 '왜 안 되지' 생각"
  • ▲ 책 디베이트에서 모두발언 하는 이재명 대표 ⓒ이종현 기자
    ▲ 책 디베이트에서 모두발언 하는 이재명 대표 ⓒ이종현 기자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우클릭 행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정책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석했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 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게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산업 R&D 직군에 대해서 노사 서면 합의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에 예외를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간 국민의힘은 찬성의 입장을, 민주당에서는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의 뜻을 내세웠다. 

    다만 이 대표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성장과 친기업을 강조하며 '우클릭'에 나서고 있어 민주당이 기존과 다른 입장을 내세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특별법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측에 힘을 실었지만 디베이트를 실시한 뒤 최종 당론으로 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정책 토론회 인사말에서 "전 세계적으로 딥시크에 논란이 벌어지고 경제적 불안정도 심각하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한 중심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서도 우리 국민은 이 산업이 전 세계를 주도하는 대한민국 중심 먹거리 중 하나로 발전해 경제 성장의 주춧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은 반도체 분야 노동시간 유연화에 찬성하는 기업인 측과 반대하는 노동계 입장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산업은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된다"며 "이 중심에 기술 개발이 있고 그 중심에 연구자가 있는데 시간을 기준으로 연구·개발을 하면 성과가 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재범 SK하이닉스 R&D 담당은 "메모리 산업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려면 성능 좋은 메모리를 싸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이 요구한 메모리를 공급하고 평가 시 문제가 발견되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구원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장시간 노동이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은 "노동 환경과 근로 조건을 개선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반도체특별법에 담긴 52시간 예외는 노동자에게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정책 토론회에서 나온 양측 입장을 바탕으로 당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노사, 산업·노동법 전문가들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