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적폐청산 文, 국민 앞에 사죄부터"이 대표 향해선 "친형·형수 등 가족 포용부터"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설 명절 회동을 바라보는 여당의 시선이 곱지 않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통합과 포용'에 공감했다고 알려졌는데, 정작 문 정부 시절 극단적 진영 갈라치기로 국민 분열을 조장한 데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에 대해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탄핵을 통해 집권하고 정권을 운영한 모습을 상기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탄핵-집권-정권 운영 공식은 간단하다"며 "탄핵 여론몰이를 해서 국회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을 이끌어 낸다. 대선 과정에서는 민주당만의 급진적 색깔을 지우고 한미동맹과 경제성장을 내세우고 통합과 포용을 강조한다. 정권을 잡으면 탄핵이라는 비상 상황을 근거로 보수 세력에 대한 적폐몰이를 시작한 후 민주당의 진보 이념에 따라 국가 정책을 전환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586 민주화 세력은 이미 정치 기득권 세력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뤄낸 87년 헌법 체제의 중요한 전제인 보수-진보 타협 체제를 스스로 허물어 버렸다"며 "민주당의 이러한 일극체제도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정치를 떠나 가족부터 포용하라. 이 대표는 친형 묘소에 가서 사죄하고 형수·조카와도 화해하기 바란다"며 "가족도 포용하지 못하면서 무슨 정치를 논하고 통합을 이야기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비판한 사람들을 '허무맹랑한 내란 선전' 혐의를 뒤집어씌워 고발을 남발하면서 무슨 포용을 이야기하냐"라며 "권성동 원내대표 등 우리 당 소속 의원들, '일타강사' 전한길 씨와 일부 유튜버들에 대한 고소와 고발도 취하하라"고 지적했다. 

    김기흥 국민의힘 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를 극단적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은 두 장본인이 이제 와서 '포용과 통합'을 말하는 것이 참으로 듣기 거북하다"며 "정권을 잡자마자 '적폐청산'을 내세워 대한민국을 정치 보복 광풍으로 뒤덮었던 정권이 바로 문재인 정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적폐청산'을 내세워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을 겨냥함으로써 국민 사이에 극단적인 분열을 조장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또 "극단적 진영 갈라치기와 '조국표 내로남불'로 나라와 국민을 두 동강 냈던 대통령이 과연 누구인가. 문 전 대통령 아닌가"라며 "이 대표는 또 어떤가. 입법 폭주와 탄핵 중독, 특검 중독, 내란 독재 행태, 국민 카톡 검열, 여론조사 검열, 언론사 광고 검열 논란 등 바로 지금 '극단적 정치 분열의 정점'에 계신 분"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초부터 포용과 통합 같은 자기모순적 발언을 중단하고 그동안의 극단적 분열과 갈등, 국민 갈라치기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회동했다. 이날 예방에는 전현희·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이선호 울산시당위원장,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동행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예방 뒤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극단적으로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는 통합하고 포용하는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열어가는 데 매우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조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민주당이 포용·통합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격려했다"며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크게 공감하며 그러한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