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프레임으로 2030 위기 의식 파고드는 與"여러분 새해 검열 많이 받으라는 말도 나와"규제·자유 민감한 청년 세대 지지율 상승 부채질
  •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입을 닦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입을 닦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공무원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 씨 유튜브 영상을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구글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검열 프레임'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규제와 표현의 자유에 민감한 청년 세대를 공략해 반(反)민주당 정서를 형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6시 만에 끝이 났는데 이제 시작된 민주당의 검열 계엄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은 대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건가. 국민을 상대로 검열 포고령 1·2·3·4호를 차례차례 내놓고 사실상의 계엄 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2030 세대는 중국 반환 이후 표현의 자유가 없어진 홍콩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제2의 홍콩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어제 급기야 부정선거를 지적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고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을 뿐인데 왜 민주당이 발끈하는 것인지, 선관위와 민주당이 한 몸이라는 것인지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우리 청년들 사이에 민심 검열 4종 세트. '국민 여러분 새해 검열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명절 검열 카드 뉴스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비대위원장은 또 "민주당이 검열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틀어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라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반민주적 검열을 즉각 거두길 요구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전체주의적 검열에 맞서 국민 여러분의 자유와 주권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힘의 '검열' 프레임은 2030세대의 정서를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청년 세대가 각종 규제와 표현의 자유에 민감한 만큼 검열 가능성을 거론하며 위기의식을 건드린 것이다.

    이는 지지율로도 증명되고 있다. 국민의힘을 향한 2030세대 지지율의 상승세가 매섭다. 국민의힘의 전체 지지율이 청년 세대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와 3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46.6%, 46.4%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각각 3.3%포인트, 7.9%포인트 오른 수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 씨 사건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검열 정치를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얼마나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당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의 이번 만행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선량한 시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이런 전체주의적 발상이 어떻게 '민주'라는 이름의 가면을 쓴 정당에서 나올 수 있나. 국민이 두려워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7.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