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카카오, 제평위 시절로 돌아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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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다음(Daum)의 새로운 '언론사 입점' 기준을 공개한 카카오 콘텐츠CIC가 공신력 있는 언론임을 확인하기 위해 유관 단체 소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언론 및 기자 유관 단체에 각각 한 개 이상 가입돼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 ▲ 최근 카카오가 포털 다음의 새로운 '언론사 입점' 심사 기준을 발표한 것을 두고, 여전히 '정치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안이라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정상윤 기자
카카오가 공정성과 형평성을 기하는 차원에서 '정량평가'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정성평가'로 이뤄지는 기자 유관 단체 가입을 필수 요건으로 내세움에 따라, 불공정 논란을 빚은 이전 입점 프로세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개악(改惡)'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중립성' 담보할 개혁안 내놔야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강명일)은 지난 2일 "카카오가 네이버 제평위(뉴스제휴평가위원회)와 결별하고 100% 정량평가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전제조건으로 기자협회 가입단체만 카카오 CP 제휴를 허용해 주는 안을 강행한다고 하는데, 이는 정량평가가 다시 정성평가로 되돌아가는 것이므로 아무 의미 없는 개혁안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MBC노조는 "기자협회에 언론사가 가입할 경우 '회원사' 가입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기자협회 산하 자격징계분과위원회의 7인 소위에서 과반 득표를 하고, 이후 기자협회 이사회를 통과해야만 하는 이중 삼중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이러한 7인 소위의 구성은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회원사의 대표들로 구성되므로 결국은 네이버 제평위의 정성평가와 같은 심사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이는 네이버 제평위의 정성평가가 기자협회라는 틀로 바뀌는 것일 뿐, 단 일보도 전진하지 못한 방안으로, '개혁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단정한 MBC노조는 역대 기자협회장을 맡은 언론사들의 면면으로 볼 때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지난 20년간 조선, 중앙, 동아와 같은 우파언론은 협회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겨레신문과 CBS와 같은 좌파언론은 3차례나 회장을 배출하는 등 중도 또는 좌파 언론이 주로 협회장을 배출해 왔다"며 "또한 현재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은 MBC에서 편파보도를 주도했던 박성호 전 MBC 보도국장이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 제평위가 기자협회 회원사 혹은 방송기자연합회 회원사 자격을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CP사 제휴에 있어서 '정치적 균형성'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단언한 MBC노조는 "네이버 제평위에 제기된 수많은 모순점을 다시 안게 되는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독점 체제인 포털 뉴스 시장을 개혁하기 위해 발족하는 '카카오 제평위 체제'가 좌파 언론을 우대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깊히 우려한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11일부터 '지역 카테고리' 입점 접수
지난 2일 카카오가 발표한 포털 다음의 언론사 입점 심사 기준에 따르면 '포털 입점 심사'는 일반평가와 정량평가로 구성된다.
△일반평가는 공신력 있는 언론 및 기자 유관 단체 소속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량평가는 전체기사 중 독자적인 취재로 생산한 자체기사의 비율이 30% 이상인지 여부와, 입점 신청 분야의 전문기사 비율이 50% 이상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카오는 뉴스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카테고리별로 입점 신청을 받을 계획. 먼저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지역 카테고리' 언론사 신규 입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카카오는 100% 정량평가를 통해 내년 1분기 중 입점 여부를 개별 공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