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 징계 없이 퇴사시킨 대한항공 … 대법 "피해자에 배상"

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를 징계하지 않고 사직 처리한 대한항공이 피해자에게 1800만 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내 성폭력 피해자 A씨가 대한항공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14일 확정했다. 

대한항공에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7월 탑승 수속 과정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를 보고하러 상사인 B씨에게 갔다가 성폭력을 당했다. 

A씨는 2019년 12월 이를 사측에 알리고 공식적인 조사·징계를 요청했지만 대한항공은 별도 징계 절차 없이 B씨를 사직 처리했다. 

이에 A씨는 2020년 7월 대한항공과 성폭력 가해자 B씨를 상대로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대한항공이 성범죄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고 1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B씨는 3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B씨를 징계하지 않고 면직한 점이 위법하다는 A씨 측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대한항공이 B씨를 징계 없이 면직시킨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300만 원을 더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이날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이유 모순, 판단 누락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대한항공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