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노조, '차기 사장 임명제청' 당일에 총파업1노조위원장 "선임 방해 정치파업 동참 NO"언총 "'언론노조 위세' 이겨낼 지도자가 필요"
  •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전경. ⓒKBS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전경. ⓒKBS
    KBS 이사회가 '차기 사장 면접심사'를 진행하는 23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2노조) KBS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것을 두고, KBS 안팎에서 "민노총 노조의 고질병이 도졌다"며 "공영방송을 병들게 하는 '정치파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허성권 KBS노동조합(1노조)위원장은 사내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KBS 민노총 노조의 '1일 파업'은 사장 선임을 방해하려는 '정치파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을 실망케 하는 이런 행위엔 절대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허 위원장은 "KBS 민노총 노조가 자행해온 '노영방송체제'는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위기를 불러왔다"며 "KBS가 지난 수년간 불공정하고 편향된 보도를 일삼아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공영방송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는 데 언론노조가 일익을 담담해 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민노총 노조는 총선 이후 지난 6년 동안의 '해사행위'를 정당화시키는 한편, 사장 선임을 자체를 부정하고 '용산방송'이라는 선동으로 1일 파업에 나섰다"고 지적한 허 위원장은 "차기 사장은 사내 정치세력인 민노총 노조 정치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만일 (KBS 이사회가) 화해와 포용을 핑계로 거꾸로 이들과 영합하거나 주도권을 양보해 버린다면 우리 노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사내 정치세력을 청산하고 수신료의 가치를 회복할 강력한 개혁 의지를 가진 인물을 사장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허 위원장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은 핵심 이유인 '정치편향성'을 심각하게 드러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받았던 민노총 노조 사내 정치세력을 청산하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내부 조직이 하나로 결집돼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내야 하고,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한 허 위원장은 "이사님들께서는 반드시 사장 후보들의 사내 정치세력 청산 및 개혁에 대한 의지를 핵심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KBS가 특정세력에 다시 장악돼 조만간 '제2의 MBC'로 전락하는 비참한 사태는 단연코 막아야 한다"며 "누가 사장이 되든 '국민의 의지'를 거스르고 KBS를 이끌 수 없다"고 강조한 허 위원장은 "KBS 이사회가 민노총 정치세력과 함께하는 시늉이라도 한다면, 우리는 자유수호진영 동지들과 분연히 떨쳐 일어나 또다시 거친 투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KBS 혁신 이끌 강력한 리더가 선임돼야"

    현직 중견 언론인들이 연대한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 회장 김현우)'도 언론노조 KBS본부의 '1일 파업'을 전형적인 '사장 길들이기'라고 규탄하며 "지금 KBS에 절대 필요한 사장은 언론노조로부터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인물"이라고 허 위원장의 주장을 거들었다.

    언총은 지난 22일 배포한 성명에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장 선임 절차를 막고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지만, 사장 선임을 앞두고 노조의 위력을 과시하는 전형적인 사장 길들이기 수법"이라며 "이들에게는 파업 사유가 합법적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단정했다.

    이는 "사장을 겁박하고 자신들의 세를 과시해 한발만 물러서게 만들어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한 발 물러서게 만들면 다음에는 열 걸음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상한 언총은 "파업의 지속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은 사장이 선임되면 새 사장의 적당한 흠집을 찾아내 물고 늘어질 것이고, 본관 출입문 앞에서 피켓을 들어 올리고 농성하면서 세를 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총은 "그렇게 확보한 공간을 배경으로 민주노총 기득권 유지에 복무하고, 결국은 '좌편향 방송'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요구 사항들을 쏘아 올릴 것"이라며 "수없이 반복돼 이제는 진부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효력이 있다고 믿는 그들의 투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언총은 "사장 선임에 딱 맞춰 벌이는 언론노조의 파업 투쟁은 지금 KBS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언론노조로부터 공영방송을 지켜낼 수 있는 인물이 차기 사장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한 언총은 "앞서 KBS1노조가 공영방송의 가치를 복원하고 혁신을 이끌어갈 강력한 리더가 돼야 한다고 밝힌 '차기 사장의 자격'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언총은 "△강력한 개혁 의지를 갖고 △비전 있는 경영 △노사 간 소통 △사회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시도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반드시 추구해야 할 요건인데, 차기 사장이 이러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언론노조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성을 상실한 리더는 어떠한 비전과 책무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며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위세를 이겨낼 수 있는 자질과 의지와 용기를 조금이라도 더 갖추고 있는 인물을 사장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KBS 이사회에 촉구한 언총은 차기 KBS 사장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언총은 "이번 파업을 포함해 앞으로 이어질 언론노조의 '협박'과 '위력 과시'에 결코 타협하지 말라"며 "짧은 생존을 도모해 공영방송의 정도에서 이탈하는 순간, 끝없는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총은 "KBS의 위중한 상황에서 한 번의 실수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로 다가온다"며 "강건하고 원칙적인 대응, 오직 국민을 바라보며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새 사장과 KBS의 활로가 비로소 열리게 됨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16일 박민 KBS 사장과 박장범 KBS '뉴스9' 앵커, 김성진 방송뉴스주간 등 3명을 차기 사장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한 KBS 이사회는 23일 면접심사 및 이사회 표결을 거쳐 사장 후보자 1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