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힐-에머슨대 조사…트럼프 8월 3승→9월 4승 상승세보수적 선거운동-물가 상승 조짐…해리스에 불리한 여건 조성이코노미스트-유거브 전국 조사에선 해리스, 오차범위 내 우위
  •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41007 AP/뉴시스. ⓒ뉴시스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41007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을 7개 경합주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현지시각)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5~8일 이번 대선 경합주 7곳에서 투표의향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49%를 얻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7%)을 2%P 차로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 49% △노스캐롤라이나 49% △펜실베이니아 39%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에 각각 1%P 차로 우위를 점했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49% 동률이었으며 네바다에서만 해리스 부통령이 48%대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5개 주의 경우 1000명씩(±3.0%P)이며 미시간은 950명(±3.1%P), 네바다는 900명(±3.2%P, 이상 오차범위)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승2무1패로 앞서고 있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내인 만큼 여전히 승부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운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같은 조사기관의 과거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대선일(11월5일)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헤머슨대의 8월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3승1무3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9월 조사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승1무2패로 살짝 앞서갔고, 10월에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4승2무1패로 조금 더 나아진 지지율을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9월 조사에서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P 떨어졌고 조지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에서는 1%P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P 상승했고 조지아와 네바다에서는 1%P 하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과 네바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에서 지지율 변동이 없었다.

    특히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선벨트(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벨트 3개주에 러스트벨트에서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머슨대 여론조사 담당자 스펜서 킴볼은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 유권자와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강세를 보였지만, 무당층과 고령 유권자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지지율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가운데)이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의 박수를 받으면서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40807 AP/뉴시스. ⓒ뉴시스
    ▲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가운데)이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의 박수를 받으면서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40807 AP/뉴시스. ⓒ뉴시스
    이는 보수적인 선거운동과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BC뉴스는 "해리스는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있다"며 "일부 민주당은 그것이 그녀의 캠페인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민주당 전략가 크리스 코피니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스스로 후보 자격을 충분히 잘 정의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멋대로 (해리스 부통령을) 정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NBC에 전했다.

    또한 웹사이트 보트 허브(VoteHub)의 추적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공개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적었다.

    8월23일(민주당 전당대회 이튿날)부터 9일까지 48일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 공개 행사는 39개에 달한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28개에 불과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그는 경합주 7곳에서 33개의 공개 행사를 연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22개를 개최했다.

    물가와 날씨마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와주고 있다. 그는 현 정부의 물가 대처능력에 문제가 있다면서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허리케인 피해로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1%P가량 웃돈 것이다. 상승분의 75%를 주거비(전월대비 0.2%)와 식료품(0.4%)이 차지했다. 허리케인의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단기 전망 수치도 악화했다. 노동부의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5일로 끝난 주의 주 실업수당에 대한 조기 청구 건수는 허리케인과 파업 등의 영향으로 2023년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인 25만8000건(계절 조정)으로, 3만3000건 증가했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한편 경합주 조사와 달리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6~7일 미국 성인 1604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여론조사(오차범위 ±3.0%P)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여전히 근소하게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등록유권자(1409명) 사이에서 47%의 지지율을 기록, 44%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고, 투표의향층 유권자(1230명) 가운데에서는 49%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5%)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었다.

    다만 두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3.0%P) 내에 있고,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도 4~5%로 조사돼 여전히 승부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