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사전 조율 전 유출에 대통령실·친윤 불쾌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 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 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는 과정을 둘러싸고 여권 내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대 요청 당사자인 한 대표가 직접 나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꾸 일각에서 (독대 요청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고 얘기하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게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 그게 특별히 흠집 내기나 모욕주기로 느껴지나"라고 되물으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독대 요청이 사전 물밑 조율 없이 외부에 알려진 것을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도 "언론을 통해 독대를 요청하느냐"며 "독대 요청을 언론에 흘리는 경우가 어딨나. 대통령에 대한 존중이 없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친윤(친윤석열)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독대 요청이 사전에 외부에 유출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근 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독대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사전 유출돼 주요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이 잘 되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보도는 온통 당 대표와 용산과의 관계에만 매몰돼 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은 우리 당이 어떤 비전을 준비하고 있는지, 정부가 어떤 정책 성과를 달성했는지 알 수조차 없다"며 "언제부터 우리 당에 긴밀한 소통과 협의의 전통이 사라지고 대립과 불신이 커지고 있는 듯하다. 당에 구심점이 없어 당내 단합도 흐릿하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서 "한동훈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독대 얘기를 시키게 한 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독대라는 건 조용히 해서 이견이 있으면 이 나름대로 확인하고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가야 될지 같이 고민을 해보고 이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체코 방문하고 와서 체코에서 원전 수주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성과도 있고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나. 그건 어디로 다 없어져 버리고 여당 대표와 대통령 간의 견해 차이, 갈등 이런 부분만 부각이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대표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내놓으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홍 시장은 "그 친구가 화양연화를 구가할 때 우리는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었다"며 "그런 친구를 받아들이는 우리당은 관대한 건지 배알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62% 득표로 압도적 당선을 했다고 하지만, 내가 자유한국당 대표 될 때는 67% 득표를 했었다"며 "아무리 정당이 누구에게도 열려있어야 한다지만 나는 그런 친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