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MBC 방만 경영 방치' 감사 결과 발표MBC 부동산 대체상품 투자 2년간 모른채 방치 美 리조트에 105억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 발생MBC 관계사, 복지기금 200억 협의 없이 출연
  • ▲ MBC 사옥. ⓒ뉴데일리DB
    ▲ MBC 사옥. ⓒ뉴데일리DB
    공영방송 MBC 경영을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이 수천억 원대 부동산 대체상품에 투자하는 등 MBC의 방만 경영을 알고도 이를 방치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1일 공개한 '방문진의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 감사청구 사항 전문 공개' 자료에 따르면, MBC는 2019년 사옥 매각 대금 4849억 원 가운데 총 1905억 원을 초고위험 금융 상품인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상품에 투자했다. 그러나 방문진은 이런 사실을 2년간 모르고 방치했다.

    감사원은 MBC가 미국 리조트 개발에 투자한 105억 원은 전액 손실이 발생했고, 나머지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도 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2021년 3월과 6월 MBC 대표이사와 감사가 해당 투자의 문제점(이사회 의결 누락·위험 관리 규정 미비 등)과 개선 방안을 함께 보완 조사 후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고했고, 뒤늦게 MBC에 향후 조치를 적극적으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방문진이 MBC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추가 손실 가능성, 불충분한 조치 사항 등을 보고받고도 제도 개선을 요구하거나, MBC가 방문진 이사회 회의에서 언급했던 최종 감사 결과나 경영진·이사의 책임에 대한 문건 등을 제출받아 점검한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또 MBC 관계사인 A사가 2018년 전남 여수와 인천 등에서 추진한 사업에서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났는데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방문진은 2021년 12월 또다른 MBC 관계사 B사가 사전 협의 내용과 달리 사옥 매각 대금 중 200억 원을 사내 근로복지 기금에 출연한 뒤 대출 규정을 임의로 개정해 직원들에게 총 52억 원을 대출한 사실을 보고받고도 문제 삼지 않았다. 

    감사원은 "방문진은 2022년 3월과 12월 MBC 감사로부터 B사가 사전협의 내용과 달리 사옥 매각 대금 중 200억 원을 사내 근로복지 기금에 출연한 사실을 보고받고도 사전협의 내용 위반에 대해 지적하지 않은 채 MBC 감사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보고하자 이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사안을 종료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방문진에 MBC 내부규정 등 MBC 경영자료 53건과 방문진 이사회 회의자료 38건 제출을 요구했지만, 방문진은 "MBC 자료를 감사원에 전달할 권한과 책임이 없다"며 거부했다. 또 이사회 회의자료를 MBC가 회수해 가도록 하거나 폐기해 공공기록물법을 위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방문진에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지 않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