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탄핵 프레임에 '진상규명 TF'로 맞불 놓는 與 … '탄핵 남발 방지법'도 추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밀어붙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프레임을 '사기 탄핵 공작'으로 규정하고, '사기 탄핵 공작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맞불 작전에 나섰다.

TF는 7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와 서울의소리의 '옥새 탄핵 공작' 의혹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 분위기를 조장하는 야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본격적으로 가동된 TF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 출범 후 처음 구성된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각종 현안이 넘쳐 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 관련 TF를 가장 먼저 띄운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순항을 돕겠다는 한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전당대회 과정에서 '탄핵 공포 마케팅'으로 놀란 당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후속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 공세에 대응하던 중 '국정농단', '당무 개입' 단어를 사용하면서 반박에 나섰는데, 다른 당권주자들은 한 대표의 부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야권의 '탄핵 프레임'이 탄력을 받도록 빌미를 제공했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은 보수 지지층들의 '탄핵 트라우마'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며 여론이 술렁이기도 했다.

이에 한 대표가 취임 후 TF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만들기 위한 야권의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각종 의혹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TF는 첫 일정부터 강행군에 돌입했다. '옥새 탄핵 공작' 제보자인 박모 씨와 면담을 통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다.

TF 위원장인 장동혁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박모 씨와 면담을 하고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그분의 진술을 듣고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받았다. 지금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어느 쪽 말이 맞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진술의 구체적인 내용과 제출받은 자료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장 위원장은 "분량이 너무 많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을 해보고 전후 관계가 어떤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또 박 씨의 진술에 대해선 "어떤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짜고 어떤 내용의 영상을 찍어서 어떻게 활용하려고 했는지 전반적인 내용, 모의하는 과정, 누가 주도했는지 등의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관련된 사람들이 인지했는지에 대해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연류 정황에 대해선 "그런 진술도 있긴 했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있는 것인지는 확인을 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TF는 윤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공세 외에도 당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탄핵 등에 대해서도 함께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민주당을 겨냥한 '탄핵 남발 방지법' 발의 의사도 밝혔다. TF 위원인 조배숙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탄핵은 굉장히 엄격하고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데 너무 남발하고 있다"며 "탄핵 남발 방지법을 준비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첫 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기 탄핵 공작은 최근 모 언론사와 (임 전 사단장 단체대화방에 있던) 김규현 변호사의 제보 공작 의혹으로 시작됐다"며 "TF에서 조직적으로 싸우고 진상을 낱낱이 밝혀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끊임없이 탄핵을 제기하고 정쟁을 유발하고 정말 한마디로 탄핵 중독증에 빠져서 모든 것을 탄핵 추진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그 병적인 정도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