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오송 참사 등 위기에도 역대 청장 중 5번째 임기 완주취임 초 '경찰국 논란'에 '식물청장' 비난 받기도'국민체감 약속' 등 치안수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은 긍정 평가윤 청장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주요 성과" 직접 소회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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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이 오는 10일 2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역대 청장 12명 중 현재까지 임기를 완수한 청장은 4명에 불과할 만큼 경찰청장은 사회적 풍랑의 전면에 선 직책으로 꼽힌다. 때문에 경찰 조직 내부에선 '안하느니만 못한 자리'라는 푸념도 나온다.윤 청장도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등 사회적‧자연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치안총수로서의 책임을 요구받았다. 일각에선 윤 청장을 향해 '親정부 인사'라며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나 윤 청장은 "물러나는 것이 책임을 지는 게 아니다"라며 꿋꿋이 직을 수행했고, 임기 완주를 목전에 두고 있다.단순히 임기만 채웠다기에는 그의 성과도 적잖다. 마약‧전세사기‧칼부림 사건 등 치안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점과 '팀 특진제 도입' 등을 통해 업무 능력 고취 기반을 다진 점이 괄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임기 초 '경찰국 논란'부터 이태원‧오송 참사까지…수차례 사퇴 위기윤 청장은 지난 5일 임기 중 마지막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법으로 정해진 임기를 완수할 수 있어서 홀가분하다"고 소회를 밝혔다.그러면서 "14만 조직을 이끄는 경찰청장이라고 해서 하고 싶은 걸 다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그의 말처럼 윤 청장의 2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임기 시작부터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논란에 직면했다. 전임 청장이었던 김창룡 전 청장이 경찰국 설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뒤 사퇴했던 터라, 정부의 신임을 얻어 임명된 윤 청장에 대한 내부의 시선이 달가울리 없었다. 이에 '식물청장 논란'이 불거지며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22년 10월에는 사회적 재난이었던 '이태원 참사'를 마주했고,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7월에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태'가 발생했다. 그때마다 사회적 비난의 화살은 경찰 조직의 수장인 윤 청장을 향했다.특히 지난 4월에는 22대 총선 출마설까지 확산되면서 윤 청장의 입지를 흔들었다. 항간에는 '윤 청장의 정무적 감각과 소통 능력을 높이 산 정치권에서 그를 점찍었다'는 말까지 나오며 출마가 기정사실화됐다. 내부 구성원들은 '현직 청장이 정치권으로 직행한 전례가 없다'며 힐난했다.그러나 윤 청장은 때마다 "지금 이 자리를 피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쉬운 길이다"라며 임기 완수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윤 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임기 중 이태원 참사라는 상상 못할 일이 터져졌고, 사퇴 요구를 받았다"면서 "그때 이미 (청장직을) 마음으로 내려놨다. 그렇기에 소신껏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건폭 척결' 등 불법행위 근절 앞장 평가…윤 청장 "시위 문화 변화" 자평실제 윤 청장은 여러 차례 사퇴 위기에서도 가시적이고 적극적인 치안 행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우선 윤 청장은 지난 2022년 8월 취임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집중수사를 벌이겠다'는 취지로 '국민체감 약속'이란 전략과제를 내걸었다. 윤 청장은 이후 1호 악성 사기 근절, 2호 마약 근절, 3호 건설현장 폭력행위 척결, 4호 변종 사기 근절, 5호 도박 척결 등을 시의성에 맞게 추진했다.윤 청장도 이른바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과의 전쟁'을 통한 변화된 시위 양상을 자신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그는 "재직 중 단기간에 성과로 이어졌던 부분은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이라며 "화물연대 등의 입법을 무기로 한 소위 떼법 시위 문제를 해결했다"라고 자평했다.그러면서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지만 2~3년 전과 비교하면 집회 시위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윤 청장은 또 "악성 사기, 마약, 도박, 신종 사기 등 시대 상황에 맞게 치안력을 집중했다"라며 "단기간에 근절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분명히 성과는 있었다"라고 강조했다.특히 특진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은 긍정적 반향을 일으켰다.윤 청장은 보이스피싱‧전세‧마약 등 주요 수사 관련 공적 특진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실제로 2017~2021년만 해도 약 765명에 불과했던 연 평균 특진율을 최고 2170명까지 끌어올렸다. 동전의 양면처럼 '공정성‧객관성 부족' 문제도 제기됐지만 내부에선 동기부여와 승진적체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윤 청장은 “2년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굵직한 사안이 있어서 충분히 그런 과정을 거쳐서 경찰이 한 단계 성숙하고 업그레이드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후임 청장께서 조직에 대해서 잘 아는 분이라 저보다 더 대처와 준비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윤 청장의 퇴임식은 오는 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