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법원, '엘리엇에 1400억 배상' 한국 정부 취소소송 각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에 1400억 원을 배상하라는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불복한 한국 정부가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냈지만 1일(현지시간) 각하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소재 PCA는 지난해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손해배상금과 이자, 소송비용 등을 포함해 약 1억850만 달러(한화 약 1485억 원)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PCA가 판결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런던고등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런던고등법원은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번 판단에 항소 제기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엘리엇 측은 지난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승인 투표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압력으로 국민연금공단 등이 합병에 찬성했고 그 결과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엘리엇은 한국 법원에 삼성물산 주주총회 의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고 이후 2018년 7월 한국 정부가 7억7000만 달러(한화 약 1조543억 원)을 배상하라며 PCA에 중재신청서를 냈다.

PCA는 지난해 6월 엘리엇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정부가 엘리엇에 청구 금액의 7%와 법률비용 일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정부는 같은해 7월 PCA 판정에 불복해 영국 법원에 중재판정부 판결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별도의 중재재판부를 만드는 게 아닌 영국 법원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취소 신청서를 접수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