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된 개딸, 현안에 목소리 내며 방향 잡아지도부도, 전대 최고위원 후보들도 눈치보기"전대가 아니라 이재명과 아이들 쇼케이스" '盧 사위' 곽상언, 당론 반대 원내부대표 사퇴개딸 업은 정청래는 법사위원장 되자 폭주
  •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6월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만남에서 지지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6월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만남에서 지지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민주당을 뒤흔들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당원으로 대거 유입돼 이 전 대표의 '당원 중심' 기조를 등에 업고 당 결정 사항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최고위원 라인업'이 공유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 되자 그를 적극적으로 도울 인사들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개딸'이 전당대회 후보 등록 절차가 마무리된 지 하루 만에 최고위원 적합 여부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18 전당대회에서 '친명(친이재명) 중의 친명'을 가려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이에 맞춰 최고위원 후보들도 '이재명 지키기'를 슬로건으로 앞다퉈 내세우고 있다. 재선인 강선우 의원은 이 전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친명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려 지지를 호소했다. 3선인 전현희 의원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친명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후보도 있다. 4선인 김민석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 승부'에 출연해 "전체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총의가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생각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집권하자는 공감대가 아주 높다"며 "당 전체 흐름, 당원들 지지 등이 이 대표에게 몰려 있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가 이재명과 아이들 쇼케이스 수준"이라고 혀를 찼다. 

    '개딸'은 전당대회뿐 아니라 당 소속 국회의원의 행동도 제어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의 뜻이나 당론에 반하는 행위에 비판을 쏟아내고, 당 지도부 사무실에 전화를 해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21대 국회에서는 주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수박'(비명계를 비하하는 은어)이라 불리며 이 같은 일을 당해왔다.

    최근에는 친명 일색이라고 평가받는 22대 국회에서도 첫 타깃이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율사 출신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검사 4명의 탄핵소추안 가운데 1명에 대해 기권표를 던져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을 마무리했던 장소인 '부엉이바위'까지 거론하며 곽 의원을 비난했다. 탈당과 제명 요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곽 의원은 원내부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개딸의 압박에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 곽 의원에게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민주당을 보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친명 당원의 등쌀에 못 이겨 쫓겨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6월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만남에서 지지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개딸의 적극 지지를 즐기는 인사도 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위원장 선임 때부터 개딸이 강력히 추천했던 인사들이다. 

    정 위원장은 법사위 회의에서 '국회법 준수'를 이유로 여당 의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 "공부 좀 하시라"는 등의 면박주기용 발언과 증인 퇴장 명령, 여당 의원 발언 제지도 계속되고 있다.

    독단적인 회의 운영의 결과는 민주당의 숙원 과제인 해병순직특검법 본회의 통과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개최로 이어졌다. 개딸은 각종 커뮤니티에 "정청래 효능감 최고", "역시 잘 한다"는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최 위원장도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 민주당의 방송통신위원회 항의 방문 당시 방통위 직원이 출입증을 발급해 주지않자 이들을 '부역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해당 직원들을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과방위 운영이 지나치게 방송·통신에 치중되면서 과학과 기술 등의 전문성을 살리고 싶어 하는 자당 의원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과방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너무 안건이 편중된 방향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 그냥 들러리가 된 것 같다"며 "당원들이 강력하게 지지하니 무서워 겉으로 내색은 못 하고 있는데, 정말 상임위를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