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中 판매 부진에 상반기 인도량 7% '뚝'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올해 상반기 총 15만5945대를 인도, 전년동기대비 7％ 감소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중국에서 30% 이상 급감한 여파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인도량이 2만9551대로 33％, 북미가 3만9558대로 6％ 감소했다.

반면 독일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만811대, 독일을 제외한 유럽은 6％ 증가한 3만8611대를 기록했다.

포르쉐는 중국의 계속된 경기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 6개 모델 가운데 5개 모델 교체가 예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포르쉐의 전체 인도차량 가운데 20%는 중국시장이 소화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유럽연합(EU)이 5일부터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최고 47.6%의 관세를 부과해 향후 인도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중국 부자들이 부동산 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명품 수요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르쉐는 3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벌어지는 가격경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포르쉐가 생산하는 6개 모델 중 가장 싼 '718'의 판매가격은 독일 기준 6만3945유로(약 9565만원)다.

그러나 포르쉐가 속한 완성차그룹 폭스바겐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이 해마다 감소하다가 지난해는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에 처음으로 추월당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고급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유럽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폭스바겐은 자회사 아우디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8 e트론'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고 이 모델을 만드는 벨기에 브뤼셀 공장도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한델스블라트가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공장 폐쇄 또는 이전 비용으로 26억유로(약 3조9000억원)가 들 것으로 보고 올해 영업수익률 전망치를 기존 7.0~7.5％에서 6.5~7.0％로 낮췄다.

폭스바겐이 공장을 폐쇄할 경우 1989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이후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법원은 폭스바겐의 러시아사업 철수와 관련, 현지 협력업체 고리키자동차공장(GAZ)에 169억루블(약 2700억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폭스바겐 공장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러시아 자동차딜러업체 아빌론이 1억2500만유로(약 187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GAZ는 폭스바겐의 엔진 공급 중단 등으로 손해를 봤다면서 여러 건의 소송을 냈다. 폭스바겐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해달라는 청구는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