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中 장쑤성 에너지차량 조달목록에 포함中 해외투자 유치 일환으로 성사…미-중 갈등에도 적극적안전검사 합격-리창 총리 면담 등 해석…매출 반등 기대감
  • ▲ 테슬라. 200202 AP/뉴시스. ⓒ뉴시스
    ▲ 테슬라. 200202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주력제품인 '모델Y'가 중국 정부의 관용차 조달목록에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 감소로 매출 둔화를 겪던 테슬라가 반등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통신은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를 인용, 장쑤(江蘇)성 정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56종의 신에너지 차량 조달목록에 모델Y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장쑤성 내 당과 정부, 공공기관들은 이 목록에 오른 차 가운데 관용차로 쓸 모델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테슬라 차량이 중국 정부의 관용차 목록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테슬라 외에도 중국 지리자동차에 매각된 스웨덴 볼보의 'XC40'이 포함됐으며 나머지 54종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순수 외국 브랜드로는 테슬라가 유일하게 조달목록에 포함된 셈이다.

    장쑤성의 한 관계자는 모델Y에 대해 "수입차가 아니라 상하이에서 제조된 국산 자동차이기 때문에 선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자동차는 중국 정부 기관 일부와 군사기지 등에서 금지됐다.

    2021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테슬라자 전기차를 통해 수집하는 정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 군 참모와 주요 국영기업 직원들의 테슬라 차량 사용을 제한했다.

    테슬라 차량은 카메라가 지속해서 작동돼 차량과 주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휴대전화가 차량에 동기화돼 휴대전화 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군인과 공무원들의 테슬라 차량 사용 금지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번에 중국 관용차로 채택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데에는 4월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안전검사에서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테슬라는 데이터 수집 우려를 이유로 중국 공공기관 등에서 적용됐던 운행 제한도 해제됐다.

    앞서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국가컴퓨터네트워크응급기술처리협조센터는 4월 테슬라의 중국 내 데이터 수집이 규정을 준수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요구검사 상황 통지(제1차)'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모델3, 모델Y)이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

    또한 중국이 외국인 투자 급감 속에서 해외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고위관료들은 공식 석상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는 1일 외국인 투자 업무 좌담회에서 "투자유치 사업이 직면한 새로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외국자본 투자를 유치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다 4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중국을 깜짝 방문해 중국의 이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면담한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리 총리는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문을 연 2019년 당시 상하이 당서기로 머스크 CEO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리 총리는 "테슬라의 중국 내 발전은 중-미 경제‧무역의 성공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며 "평등 협력과 호혜만이 양국의 근본 이익에 들어맞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에서 가장 성과 좋은 공장이고, 이는 중국팀의 근면과 지혜 덕분"이라며 "테슬라는 중국과 함께 협력을 심화하고 더 많은 호혜적 성과를 얻을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테슬라는 미-중 갈등에도 중국 진출과 투자에 적극적인 대표적 미국기업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미국 바깥에 지은 첫 공장인 '기가팩토리3'를 세워 2019년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2019년 12월 첫 완성차를 만들어냈고 2년 뒤인 지난해 8월 100만 번째 차량을 생산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200만대 생산을 달성했다.

    한편 이번 소식이 판매 증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해외에서 중국산 자동차가 잇달아 관세 폭탄에 직면하고 현지에서는 토종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 상반기 중국산 테슬라 차량 인도량은 전년대비 9%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