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TV토론 후 장기채 금리 상승 등 채권시장 '들썩'트럼프 재선시 재정적자 확대 우려…관세-이민정책도 인플레 자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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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첫 대선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참패에 이어 미국 연방 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면책 주장을 일부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트럼프 정부 '시즌 2'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할 경우 대표 공약인 감세 추진으로 재정적자가 커지고, 관세 인상과 이민 억제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고금리가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면서 국채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미국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몇 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특히 만기가 긴 장기채권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3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0.09%p 올라 연 4.65%를 기록했다.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만기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4.478%로, 4.5%에 근접했다. 10년물 금리는 첫 대선 TV토론 전날이었던 25일까지 4.287% 수준이었으나, 이튿날 4.342%까지 오른 데 이어 이날 추가 상승했다.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 모두 5월3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26일 열린 TV토론에서 바이든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후 그의 후보 사퇴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토론 직후 미국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서 유권자 72%는 바이든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게다가 이날 미국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트럼프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 것도 국채금리 상승을 부채질했다.관련 재판이 11월 대선 전에 열릴 가능성이 작아졌고, 이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
-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40604 AP 뉴시스 ⓒ뉴시스
트레이더들은 지난주 이루어진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시장이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감세를 추진하고 모든 국가에 10%의 보편적 관세, 중국에 최소 60%의 대규모 관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집권기에도 세금을 낮추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정책을 많이 썼다.이에 따라 재정적자가 커지고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해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024년 3%에서 2025년 3.6%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물가상승률이 2025년 2.4%에 그친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인하를 주저하면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투자자들의 기본 원칙은 민주당 또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함께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면 재정적자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면 시장에 더 많은 채권이 발행되고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져서 기존 국채 가치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씨티그룹의 자바즈 마타이 전략가는 "대선 토론 후 트럼프가 의미 있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으로 감세와 국채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이번 주부터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지표에 따라 완화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트럼프가 내세운 경제 공약이 이행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국채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언론과 민주당 일각에서 토론이 부진한 바이든이 대선 경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면서 미국 정치지형은 매우 불확실해졌다"고 진단했다.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선거 이후 어떤 정책이 나올지에 대한 내러티브의 변화가 국채시장에 가장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다만 그는 "그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 유세에서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지만,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의회 구성도 예측할 수 없어 트럼프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