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현, 방통위 방문 ‥ '갑질' 논란 휘말려與 "의원 배지, '프리패스 티켓' 아냐" 비판MBC노조 "'창구 직원'에게 먼저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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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정부과천청사를 방문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구 직원으로부터 출입증을 교부받지 못하자 '자신을 막으면 직권남용'이라며 "고발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남기며 청사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 김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뉴시스
MBC노동조합(3노조, 공동비대위원장 오정환·강명일)에 따르면 이날 과천청사 출입관리소(보안검색대) 앞의 한 남자 직원이 김 의원에게 "출입증을 받아오셔야 한다"며 출입을 막자, 김 의원이 '직권남용' '업무방해' 등의 죄목을 열거하면서 "방문증을 달라" "반OO 국장이 와서 확인을 시켜줬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청사 안으로 들어간 김 의원은 다시 방송통신위원회 건물 1층 검색대에 방문증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출입을 제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방통위 직원과 면담하기로 사전 약속이 돼 있었다면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대기했다. 잠시 후 10명 가량의 민주당 과방위원들이 출입관리소 실내로 들어오자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면서 방통위를 비난하는 즉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때 방송 언론을 비롯 유튜버들이 들어와 보안시설에 대한 촬영을 강행했다.
이에 출입관리소의 출입증 교환 창구가 폐쇄되고 셔터가 내려졌다는 게 MBC노조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다시 출입을 시도하려고 출입증 교환 창구에 다가가 출입증을 달라고 요구했는데, 방통위 측이 현장 시위 소식을 듣고 면담 약속을 취소했는지, 창구 직원이 '면담 여부 확인을 해야 한다'면서 "기다려 달라"고 김 의원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한 번 허락했으면 허락한 것"이라며 "30분을 기다렸다. 출입증을 달라"고 담당 여직원과 언쟁을 벌였다.
이어 창구 직원이 셔터를 내린 것을 김 의원이 문제 삼자, 담당 직원은 "카메라 촬영 때문에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 셔터를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김 의원은 "이렇게 발뺌할까 봐 카메라로 찍었다"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가 공개한 영상을 토대로 그날의 사건을 재구성한 MBC노조는 "국회의원증을 앞세워 출입증 없이 과천청사에 무단진입한 김현 의원의 행동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해치는 부끄러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업무를 묵묵히 수행한 힘없는 보안 직원들에게 '업무방해' '직권남용'을 운운하고 청사에 무단진입하면서 '고발할테니 알아서 하세요'라고 외친 것은 그야말로 국회의원의 '갑질'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어 "누가 누구를 업무방해했는지는 면밀히 따져 가려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 MBC노조는 "지금이라도 김 의원은 자숙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과천청사 보안 직원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해당 논란에 대해 김 의원은 "방통위 직원이 현장으로 와서 출입을 위한 확인까지 했는데, 시간을 끄는 와중에 출입할 수 없다고 번복한 것"이라며 "사전에 협의된 일정에 따라 방통위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청사를 방문했는데, 청사관리동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한 것 자체가 상례에 벗어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앞뒤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부 발췌된 영상을 근거로 면회실 직원을 윽박질렀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방통위의 불법적 안건처리에 대해 항의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방해를 허위사실로 교묘하게 뒤집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내가 국회의원인데 왜 못들어가느냐'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이 사실과 다른 악의적 논평을 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방통위에서 '진상 민원인'스러운 모습을 여과 없이 보인 민주당 김현 의원이 반박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갑질' 논란을 비판하는 국민의힘의 논평을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논평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는 등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며 "국회의원 배지는 청사 항의 방문을 위한 '프리패스' 티켓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회의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국민 위에 있다는 오만함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자신이 한 발언을 교묘하게 이리저리 비틀어 유리한 부분만을 언급하고 적반하장식 해명으로 당장 모면하려 들지 말라.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그리고 자신의 업무를 묵묵히 수행한 직원들에게 사과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김현 의원의 사과 요구는 적반하장이다. 눈물 흘린 청사 직원에게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갑질을 하고도 부정하는 것은 갑질 중독이다. 가는 곳마다 '배지'를 들이미는 그 습관, 아름답지도, 존경스럽지도 않다. 천박함과 혐오감의 시선을 부를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은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공개한 영상에 담긴, 김 의원과 창구 직원 등의 발언 전문.
김현: 저 지금 20분째 기다리고 있거든요. 어느 공공기관에서, 국회의원이 출입증을 안 줘서 못 들어가는 건, 이건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거든.
김현: 거짓말하지 마시고. 여기 증거가 다 있으니까.
김현: ""지금 들어가신 분도 책임지셔야 합니다. 이거 지연한 것, 책임지세요. 이름이 뭐죠. 직책이 뭐예요? 저희 업무방해 하지 마시고. 공범으로 자꾸 그러지 마시라고. 저 증거 다 있으니까, 빨리 주라고요. 주시라니까요".
김현: "OOO 국장이 아까 확인해줬어요. 안 나오고 있잖아요. 뭘 조금만 기다려. 지금 30분째인데, (출입증) 주시라고요. 빨리 주세요. 누가 못 주게 했어요?"
김현: "아까 줄 수 있는 환경을 지금, 커튼(셔터) 내리고 여기서 시위하는 바람에 저희가 못 들어가게 된 거예요. 1차 책임은 여기에 있고요."
여직원: "시위가 아니라요."
김현: "여기 내렸어요."
여직원: "카메라 노출되기 싫…."
김현: "아니 카메라로 찍은 이유가 이렇게 발뺌할까 봐. 거짓말할까 봐. 가져와 다시 한번 얼굴 보여줘."
여직원: "저희 절차가…."
김현: "잠깐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이 시간 이후로 한마디라도 거짓말하면."
여직원: "쓸데없는 말이 아니라 설명을 드리는 거잖아요."
김현: "거짓말하고 있는 거예요. 자, 이 사람 아까 봤죠."
근처에 있던 한 시민: "(공무원도) 국민이예요. 국민이라고. 화내지 말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