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경선서 추미애 논란 촉발했던 민주 이번엔 김진표 회고록서 이태원 참사 음모론문희상은 아들 논란·정세균은 의장→총리行"의장 일거수일투족 기록돼…행동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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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표 국회의장이 5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 참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 논란'이 쉴 틈이 없다. 친명(친이재명)이 국회의장에 추미애 의원을 밀면서 잡음을 만들더니, 이번에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회고록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공개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국가 서열 2위인 국회의장 품격이 땅으로 추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은 숱하게 가짜 프레임을 씌워왔다"면서 "김진표 전 의장도 민주당 아니냐, 그 말 자체를 안 믿는다"고 했다.앞서 김 전 의장은 지난달 27일 공개된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서 윤 대통령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나눈 둘 사이의 대화를 공개했다.김 전 의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건의하자 윤 대통령이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결정을 못 하겠다.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주장이다. 야당은 김 전 의장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즉각 윤 대통령을 향해 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유튜버들의 주장에 편승해 국정을 논한다는 취지다.논란이 커지자 김 전 의장은 수습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의도와 달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께 국민 일반의 눈높이가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극단적인 소수 의견이 보고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여당은 김 전 의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독대에서 대화를 자신의 방식대로 각색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전날 "대통령과 여당의 분열 계략에 자기도(김 전 의장도) 기여하려는 이재명식 정치꾼"이라며 "정치적 패륜이자 인간적 패륜"이라고 지적했다.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치르며 민주당은 홍역을 치렀다.친명계는 지난 5월 이재명 전 대표의 마음이 추 의원으로 갔다며 친명 조정식, 정성호 의원 등이 사퇴하며 추 의원을 '친명 단일후보'로 내세웠다. 추 의원은 선거 전부터 국회의장에 이미 취임한 듯 "당심이 곧 명심(이 전 대표의 마음)이고 명심이 곧 민심", "이재명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여야 모두에서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을 거론하는 등 추 전 의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역대 국회 중 최악의 국회의장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여당에서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경선 레이스는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받는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며 추 의원 '개인의 망신'으로 끝났다.20대 후반기 국회의장(2018~2020)이던 문희상 전 의장에게는 '아빠 찬스 논란'이 따라붙었다. 2020년 자신의 초등학생 손자를 한남동 공관으로 전입시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또 같은 해 문 전 의장의 지역구였던 경기 의정부갑에 아들인 문석균 김대중재단 의정부시지회장이 출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역구 세습'논란도 불러왔다. 결국 문 회장은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지내고 행정부 2인자인 국무총리로 간 인물도 있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다. 정 전 의장은 20대 국회 전반기(2016~2018) 의장을 지내고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러브콜'을 받고 국무총리직을 받아들였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정 전 의장의 국무총리 지명 소식을 브리핑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장이라는 자리가 대한민국의 입법부를 대표하는 매우 무겁고 막중한 자리인데 아직 정치권에서는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의원들부터 국회의장을 단순한 '회의 진행자' 정도로 보는 풍토를 바꾸고, 국회의장들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역사에 기록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소한 행동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