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단 위치-마지막 발언 순서, '동전 던지기'로 결정바이든, 연단 우측 선점…트럼프는 마지막 발언 선택90분간 청중 없이 진행…발언 차례 아니면 마이크 꺼져유권자 41%, 토론서 트럼프 승…26%는 바이든 승리 점쳐
  • ▲ CNN TV토론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CNN TV토론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열리는 첫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과 물병만 든 채 격돌한다. 현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사인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토론회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27일 오후 9시(한국시각 28일 오전 10시) 애틀랜타의 CNN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토론시간은 90분이며 두 차례 중간광고가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시에 연단에 등장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단의 오른쪽에 서는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후자를 맡기로 했다. 이는 21일에 있었던 '동전 던지기' 결과에 따른 것이다.

    CNN 측은 동전 던지기 승자에게 연단 위치와 마무리 발언 순서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전의 뒷면, 바이든 대통령은 동전의 앞면을 선택했다. 동전은 앞면으로 떨어져 바이든 대통령이 승자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단 위치를 골랐고, 오른쪽에 서겠다고 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통상 시청자의 눈길이 더 많이 머무는 공간이 화면 오른쪽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영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동으로 마무리 발언 순서를 정하게 됐고, 후자를 택했다. 그는 5월 '성 추문 입막음' 관련 1심 형사재판에서도 유죄평결 전 최후발언에서 자신의 변호인단이 아닌 검사가 마지막 발언을 한 데 대해 항의했을 정도로 발언 순서에 민감했다.

    90분간 토론은 청중 없이 진행된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간 TV토론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던 2020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청중이 있는 게 보편적이었다. NYT는 군중심리를 잘 이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향을 바이든 대통령이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풀이했다.

    말할 순서가 아니면 마이크가 꺼지는 것도 이번 TV토론회에서 바뀐 사항이다.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 측 요청으로 결정됐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사회자의 통제를 어기고 비방과 고함을 계속한 것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에게 "닥쳐 줄래(Will you shut up, man)?"라고 물었다.

    연단에 선 후보들은 질문에 2분간 답변하고, 1분간 재반박해야 한다. 진행자인 CNN 앵커 제이크 태퍼와 다나 배시는 재량껏 추가시간을 허용할 수 있다. 후보자들은 사전에 작성한 원고나 참고자료는 일체 들고 갈 수 없다. 오로지 물과 펜, 빈 종이만 지참할 수 있다. 토론 중간 참모들과의 대화도 불가능하다.

    한편 적지 않은 유권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을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22~26일 2032명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누가 토론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1%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을 꼽은 응답은 26%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7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 승리를 예상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58%만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더 잘할 것으로 기대했다.

    토론에서의 어조를 묻는 말에 민주당 응답자들의 68%는 바이든 대통령이 '좀 더 힘 있는(forceful) 톤'으로 말하길 원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8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좀 더 예의 바른 톤'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7%는 TV토론 전체나 일부를 생방송으로 시청하거나 핵심 내용을 보겠다고 답했다.

    생방송으로 TV토론을 보겠다고 답변한 응답자 가운데 33%는 TV토론으로 후보 등에 대한 의견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