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지사 등 기업 3천여개 입주…노후 전선 원인노후 전력망에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전력공급 불안정
  • ▲ 2017년 대만 대규모 정전사태 당시 불 꺼진 '타이베이 101'.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2017년 대만 대규모 정전사태 당시 불 꺼진 '타이베이 101'.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컴퓨터 반도체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대만 지사 등이 있는 타이베이의 과학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대만 내 전력공급 상황에 대한 각계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 네이후 과학단지에서는 전날 오전 11시18분께 정전이 발생했다.

    이번 정전으로 인해 네이후 과학단지 인근 지역 655가구도 정전을 겪었다. 정전 원인은 노후 전선 때문으로 파악됐다.

    한 시민은 SNS에 네이후 과학단지 내 많은 건물에서 정전이 발생했다면서 네이후 과학단지에서도 정전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네이후 과학단지에는 엔비디아의 대만 지사는 물론 △폭스콘 △위스트론 △델타전자 등 30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대만전력공사(TPC)는 신고접수 후 긴급복구에 나섰고, 낮 12시26분께 전력공급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제1야당인 국민당 소속의 유수후이 타이베이 시의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걱정했던 대만 전력 문제가 터졌다면서 집권 민진당의 에너지 정책이 줄타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달 초 열린 아시아 최대 IT 행사 '컴퓨텍스 2024' 참석차 대만을 방문한 황 CEO는 6일 추가 R&D센터 건립과 관련해 "대만의 전력개발이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장관)도 12일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AI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2028년 이후 전력난이 우려된다"고 밝히는 등 대만 전력공급에 대한 우려가 최근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만 전력생산은 주로 석탄과 가스를 사용한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노후 전력망도 큰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기업들의 전력수요가 커 정전사태도 종종 발생한다.

    실제 대만에서는 지난 7년간 세 차례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소규모 정전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전력생산구조에서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앞서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전 총통은 2016년 5월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대만 내 모든 원전의 원자로 6기를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