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서 금리, 수십년만 최고 수준으로 높여친환경 에너지-반도체 등 보조금 정책에 외국인 간접투자도 '신바람'투자자들, 탈달러 우려 제쳐 두고 있지만…금리인하-美 대선은 예의주시
  • ▲ 달러. ⓒ뉴데일리
    ▲ 달러. ⓒ뉴데일리
    미국의 고금리와 산업정책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년간 전세계 대외투자금의 미국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 같은 움직임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을 근거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을 넘어 이뤄진 투자 가운데 3분의 1 가까이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이 수치는 평균 18% 수준이었다.

    2020년 달러 부족으로 투자 불안이 심해지고, 2022년 러시아 자산동결로 달러 이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달러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리면서 글로벌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렸다. 또 친환경 에너지와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는 정부의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정책에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새로운 물결이 일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일각에서 탈달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해외투자자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제쳐 두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평가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자본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으로 유입됐지만, 미-중 갈등 격화 속에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대외투자 가운데 중국 비중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IMF 자료를 보면 국가간 자본흐름 총액에서 중국 비중은 2019년까지 10년간 7% 수준이었지만, 2021~2023에는 3% 수준으로 내려왔다.

    중국 상무부 자료를 봐도 중국으로의 FDI가 4월까지 4개월 연속 줄어들었고, 미국의 고금리 및 중국의 저금리가 대비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외화 매수가 2016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등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흥시장으로의 FDI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으로,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조너선 포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신흥국으로 흘러가는 자금 일부를 말려버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미국 자산의 투자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는 데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바이드노믹스의 핵심요소를 되돌리겠다고 공언하고,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연내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미국의 이점이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1월 대선에서 세금, 관세, 지정학적 긴장 악화가 우려되는 등 정책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

    TS롬바르드의 그레이스 팬은 미국의 정치적 불협화음으로 선거 결과에 대한 존중, 법치, 정부기관의 역할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제도적 관점에서 규제의 명확성을 바탕으로 한 법치주의가 외국인투자자와 미국인 모두를 위해 다음 대통령 임기 동안 균형 있게 유세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달러화 추진이 서서히 힘을 얻고 있는 시기에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신뢰를 충분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치주의가 기초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