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쟁점 상임위 싹쓸이 국민의힘, 운영위 포기 협상안 제시했지만 퇴짜 맞아'법안 길목' 법사위 가져간 민주, 입법 실력행사 전망
  •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뚫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뚫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범야권이 국회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운영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양보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범야권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제415회 국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10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에 나섰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8명은 불참했다. 

    연기식 투표로 진행된 선거에는 191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연기식 투표는 한개의 투표 용지에 의사일정 순서대로 선출자의 성명을 기재해 한 번의 투표로 여러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날 투표에서 뽑힌 11명의 상임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국회 운영위원장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189표)가, 법사위원장은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181표)이 맡는다. 과방위원장은 최민희 민주당 의원(183표), 교육위원장 김영호 민주당 의원(187표), 행정안전위원장은 신정훈 민주당 의원(190표)이 당선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189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어기구 민주당 의원(185표)이 뽑혔다.

    또 보건복지위원장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188표)이 맡게 됐다. 환경노동위원장은 안호영 민주당 의원(180표), 국토교통위원장은 맹성규 민주당 의원(186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애는 박정 민주당 의원(189표)이 각각 선출됐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여당과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법정 시한을 주장하며 11명의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 명단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이준석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이준석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여야는 이날 늦은 저녁까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긴 시간 협상을 진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두 차례나 열렸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본회의 일정도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연기됐다가 재차 오후 8시로 미뤄졌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상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협상 막판에는 국민의힘은 관례상 여당 몫인 운영위원장을 포기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고심 끝에 법사위를 우리 국민의힘에게 준다면 운영위와 과방위를 포기하고 민주당에 줄 수 있다고 이렇게 얘기했다"면서 "민주당은 단칼에 거부했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본회의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채 오후 8시 52분에서야 개의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장실 앞에서 '이재명 방탄 사죄하라' '우원식 의장 사퇴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연좌 농성을 진행했다. 

    우 의장은 "국회 관례도 매우 소중한 전통이고 우리가 따라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의장의 입장에서 원 구성을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본회의장으로 간 우 의장 사퇴 촉구 규탄대회를 열고 항의했다.

    추 원내대표는 "오늘 민주당도 죽었고 국회도 죽었다"면서 "오로지 이재명 방탄, 이재명 후보,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폭주"라고 했다. 

    본회의 표결에 따라 민주당이 법안 통과의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를 손에 넣으면서 향후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초강경파로 불리는 정 최고위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각종 쟁점 법안을 의석의 우위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 법안'으로 불리는 대북송금특검법 처리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당선 직후 정 최고위원은 "법사위는 국회법에 따라 법이 정한대로, 법대로 운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