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어 바이머 "독일 기업은 고물상""글로벌 투자자들, 그저 싸기 때문에 투자"산업생산 부진 지속-고용통계도 여전히 불안
  • ▲ 독일. ⓒ뉴시스
    ▲ 독일. ⓒ뉴시스
    골드만삭스 출신의 테오도어 바이머 독일 증권거래소 CEO가 최근 한 공식 모임에서 한 발언이 SNS를 통해 독일 내에서 확산하면서 정·재계에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해당 발언은 바이머 CEO가 4월17일 바이에른 경제위원회의 회에서 한 17분짜리로, 최근 X(옛 트위터)에 등장했다. 이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우파 경제학자들에 의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

    바이머 CEO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베를린 정부를 어리석다고 여긴다"며 "이는 많은 독일 경영인들이 공유하는 견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투자가 독일 기업으로 흘러드는 유일한 이유는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고물상이 됐다. 개발도상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가 휘발유 및 디젤 자동차의 단계적 폐지를 계획해 국가의 중요한 자동차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며 "독일이 '공공경제'가 아닌 '민간경제'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독일 기업인들은 그의 지적대로 독일의 문제, 즉 △증가하는 기술인력 부족 △과도한 관료주의 △높은 에너지 가격 △무거운 세금 부담 등에 대해 정부가 충분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는 것이 FT의 설명이다.

    지난해 독일은 주요 경제국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4월 산업생산지수는 전월대비 0.1% 줄었다. 시장 예상 중앙치는 0.3% 상승이었으나, 실제로는 그에 반해 0.4%p 밑돌았다. 산업생산지수가 줄어든 것은 올 들어 2개월 연속이다. 3월 산업생산은 2월보다 0.4% 축소됐다.

    연방고용청이 발표한 5월 고용통계에서도 불안감이 여전하다. 5월 실업률(계절조정치)이 5.9%로 전월과 같은 수치를 나타낸 가운데 실업자 수는 4월보다 2만5000명 늘어났다. 실업자 수는 전년동월에 비해서는 17만9000명 증가했다. 예년 같은 달에 비해 고용 회복세가 더뎠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바이머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독일 정부는 반발했다. 독일 연방정부의 일원인 녹색당 산드라 데처 경제대변인은 "구체적인 비판은 항상 환영하지만, 무분별한 비판은 우리 정치 문화를 해치고 독일 경제의 위신을 손상시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