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두룩'에 관심↑‥ 일부 제품은 '품절'이 난리에도 23~24일 공연 강행 '눈총'
  • ▲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찰에 출석할 때도 '옷차림'에 신경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지난 21일 오후 음주·뺑소니 사고로 경찰에 출두한 가수 김호중(33)이 입은 '명품 재킷'이 일부 사이트에서 품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앞서 민희진(45)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룩'이 완판됐던 것처럼 김호중의 '경찰 출두룩'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김호중이 입은 검은색 재킷은 '몽클레르(Moncler)'의 바라니(Bharani) 항공점퍼다. 공식 홈페이지 판매가는 970달러(약 132만 원)로, 현재 해외 직구 및 구매대행 사이트 등에서 120만~15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 김호중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2020년 당시 몽클레르와 컬래버레이션을 논의했던 적이 있다.

    김호중이 착용한 검은 테 안경은 '크롬하츠(Chrome Hearts)' 제품으로 추정된다. 이 제품은 해외 판매 사이트에서 3200달러(약 43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신발은 그 유명한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스니커즈. 현재 180만 원대로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정가는 250만 원.

    김호중이 쓴 모자는 국내 의류 업체 '빈스모크(Vinsmoke)'의 볼캡으로, 가격은 7만9000원이다.

    김호중의 사고 차량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했던 문제의 SUV는 영국 럭셔리카 '벤틀리(Bentley Motors)'의 벤테이가(Bentayga)다. 기본 모델은 2억6350만 원, 최상위 등급은 3억 5680만 원에 달한다.

    해당 브랜드 측은 김호중으로 인해 쏠린 대중의 관심을 두고,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당장은 김호중이 착용한 브랜드의 매출이 늘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미지가 실추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호중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점점 고조되는 상황이라, 소위 '출두룩'에 대한 관심 자체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며 "수시로 뉴스를 모니터링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찰 조사를 받고 오후 10시 50분께 변호인과 함께 밖으로 나온 김호중은 '경찰에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도록 하겠다.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옅은 미소를 지어 눈길을 끌었다.

    이후에도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정황을 인정하느냐" "증거 인멸에 가담했느냐"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호중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현장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김호중의 출두 현장에선 경찰의 석연찮은 안내로 취재진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이날 '김호중이 2시에 출석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서울 강남경찰서에 도착한 취재진은 '피의자가 지하로 출석한다'는 경찰 측의 안내를 받고 지하주차장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다른 경찰 관계자가 취재진의 통행을 막았고, 어쩔 수 없이 취재진은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러는 사이 김호중을 태운 차량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취재진의 눈길을 피할 수 있었다.

    결국 김호중의 입장을 듣지 못한 취재진은 김호중이 조사를 받고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진술조사를 받은 김호중이 조사가 끝났음에도 '취재진 앞에 설 수 없다'며 귀가하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의 설득 끝에 김호중은 오후 10시 50분이 돼서야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고 경찰에 자진 출석한 김호중의 다음 일정은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이다.

    대형 사고로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도 공연을 강행하는 '프로 정신'을 발휘한 김호중은 이번 콘서트를 끝으로 '자숙 모드'에 들어갈 방침이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공연을 끝으로 김호중은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모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결과에 따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 ▲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경찰 출두를 기다리는 취재진. ⓒ정상윤 기자
    ▲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경찰 출두를 기다리는 취재진. ⓒ정상윤 기자

  • ▲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경찰 출두를 기다리던 취재진이 지난 21일 오후 김호중의 출석 소식을 듣고 자리를 파하고 있다. 김호중은 이날 오후 2시께 검은색 SUV 차량으로 경찰서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입장했다. ⓒ정상윤 기자
    ▲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경찰 출두를 기다리던 취재진이 지난 21일 오후 김호중의 출석 소식을 듣고 자리를 파하고 있다. 김호중은 이날 오후 2시께 검은색 SUV 차량으로 경찰서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입장했다. ⓒ정상윤 기자

  • ▲ 김호중이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로 들어간 지하주차장 입구. ⓒ정상윤 기자
    ▲ 김호중이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로 들어간 지하주차장 입구. ⓒ정상윤 기자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