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한국의 전략전문가 34%만 핵 보유 지지"

한국 싱크탱크 소속 전문가와 교수, 전·현직 정부 관계자 등 전략 전문가 1000여 명 가운데 3분의 1만이 '자체 핵 무장'을 지지한다는 미국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3월 진행한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한국 핵 옵션'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층의 34%는 '찬성한다', 53%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1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핵 보유 지지 그룹의 68%는 스스로를 '보수', 핵 보유 반대 그룹은 스스로를 보수 36%, 진보 36%, 중도 28%로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핵 보유에 찬성하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제재 및 국제 규범 위반에 따른 지위 훼손(43%), 한미 동맹 손상(26%) 등을 꼽았다.

그러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한국의 핵 보유에 대한 지지가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핵 보유 반대 그룹의 51%,  핵 보유 찬성 그룹의 90%, 잘 모르겠다는 그룹의 83%가 이 같이 답했다.

핵 보유 찬성 그룹의 65%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독자 방위, 54%는 독자 핵 무장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핵 보유 반대 그룹의 61%는 미국의 핵 공유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발표 행사에서 "한국인의 70~76%가 핵 보유를 찬성한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가 아니며 부풀려진 것"이라며 "전문가 그룹의 3분의 1만이 여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여론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핵 보유를 택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한국에 확장 억제를 확신하도록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종현학술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 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8%가 한국의 독자적인 핵 무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