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당 로고 사용 '보도지침' 존재 의심"
  • ▲ 지난 3월 15·28일 방영된 MBC 보도 화면 캡처. 양문석 민주당 후보 논란을 소개하는 앵커 화면에선 더불어민주당 로고가 나오지 않았으나(상단 사진), 도태우 국민의힘 후보 소식을 전할 땐 앵커 화면에 국민의힘 로고가 3개나 등장했다. ⓒMBC노동조합(3노조) 제공
    ▲ 지난 3월 15·28일 방영된 MBC 보도 화면 캡처. 양문석 민주당 후보 논란을 소개하는 앵커 화면에선 더불어민주당 로고가 나오지 않았으나(상단 사진), 도태우 국민의힘 후보 소식을 전할 땐 앵커 화면에 국민의힘 로고가 3개나 등장했다. ⓒMBC노동조합(3노조) 제공
    최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의 '성상납' 발언 논란을 전하면서 민주당 로고 대신 국민의힘 로고를 띄웠던 MBC가 지난달 국민의힘 후보의 막말 논란을 다룰 땐 국민의힘 로고를 3개나 노출시키는 등 편향적인 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8일 양문석 민주당 후보의 재산 문제와 박은정 조국혁신당 후보 남편의 전관예우 논란을 보도할 때 '앵커 배경화면'에 당 로고를 사용하지 않았다. 양 후보가 입은 푸른색 점퍼에 새겨진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글씨만 노출됐고, 박 후보의 경우 화면만 봐서는 어느 당 소속인지 전혀 알 길이 없는 자료사진이 나갔다.

    반면 지난달 15일 MBC '뉴스투데이'는 막말 논란으로 도태우 국민의힘 후보의 공천이 취소된 사실을 전하면서 앵커 좌우로 국민의힘 로고가 3개나 보여지도록 배경화면을 편집했다.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MBC노조는 "MBC는 왜 민주당 후보의 처신이나 막말이 문제가 됐을 때는 당 로고를 '앵커 배경화면'에서 빼거나 오히려 국민의힘 로고를 사용하고, 국민의힘 후보의 처신이나 막말이 문제 됐을 때는 앵커 배경화면에 국민의힘 로고를 도배하듯이 배치하느냐"며 "당 로고 사용에 신(新)보도지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던졌다.

    MBC노조는 "배경화면 논란이 일자, A보도국장은 지난 3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정지 화면만 보면 뭔가 싶을텐데 그 리포트를 리플레이해 보면 어떤 상황인지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 등의 문제제기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며 "A국장의 얘기는 앵커 배경화면이 앵커 멘트에 따라 바뀌는 구조였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한 국민의힘과 이화여대의 로고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라고 소개했다.

    MBC노조는 "그러나 지난 2일 뉴스데스크 앵커가 김준혁 후보 관련 소식을 전할 때 두 개의 배경화면이 순차적으로 나왔는데, 첫 화면에는 김 후보의 막말 얘기를 하면서도 민주당 로고가 등장하지 않았고, 바뀐 화면에는 문제제기를 한 국민의힘과 이화여대의 로고가 나왔다"며 "왜 민주당 로고는 넣지 않다가 국민의힘 로고는 배경화면에 삽입했느냐"고 다그쳤다.

    따라서 "일련의 MBC 보도 행태를 보면 A국장의 논리는 궁색한 변명일 뿐이고, 앵커 배경화면과 관련된 '보도지침'이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혹을 갖게 한다"고 주장한 MBC노조는 "이러면서 적반하장격으로 법적 대응 운운하는 뻔뻔함에 우리 노조는 할 말을 잃을 뿐"이라며 "보도지침이 존재했다면 보도국장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 경영진과 방문진이 해명할 일이다. 新보도지침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