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유세 중 젊은 남성 향해 "설마 2찍 아니겠지" 발언與 "극단적 갈라치기로 국민 비하…개딸들의 아버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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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를 방문해 시민들과 만나는 모습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이재명 유튜브 채널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이참에 유튜버로 전향하라" "개딸의 아버지답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친문(친문재인)계 갈라치기'로 재미를 본 민주당이 코너에 몰리자, 유권자까지 갈라치기하는 악수(惡手)를 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네티즌들도 "제1야당 대표가 한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혐오 발언"이라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괜히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구 을)를 찾아간 이 대표는 한 고깃집에서 식사하는 젊은 남성에게 "1번 이재명"이라고 인사했다. 이후 이 대표는 "설마 2찍, 2찍 아니겠지?"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2찍'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기호 2번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말로,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윤 후보를 뽑은 사람들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데 쓰이는 표현이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에 같은 지역구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찍도 2찍도 모두 계양구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도 논평을 내고 "극단적 갈라치기로 국민을 비하하고 있다"며 "민주당 최대 리스크는 대표의 가벼운 입"이라고 이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개딸들의 아버지답다"며 "국민을 진영으로 편가르기하며 비정하게 갈라쳤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2찍이라며 꼬리표를 달고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일부 과격한 지지자들이 쓸법한 단어가 제1야당의 대표에게서 나왔다는 것에서 품격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며 "내 편이 아니라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우리의 정치를 다시 분열과 구태로 몰아갈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진영 논리의 폐해, 갈라치기 등 정치권의 잘못된 행태를 반드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총선 국면에서 민주당의 최대 리스크는 당대표의 가벼운 입"이라며 "연일 끊이질 않는 민주당 내 공천 논란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국민의힘으로 향해 돌리려던 이 대표가 거듭된 허위 사실들을 내뱉으며 3중 고발당했다"고 지적했다.
호 대변인은 "이 대표를 조선 정조대왕에 견주고 차은우보다 잘생겼다 치켜세우는 달콤한 말의 향연이 난무하는 친명 인사들만이 주위에 있으니 현실을 직시하기 어려운 듯 보인다"며 "공천 시스템 오작동을 덮어보려 이재명 대표가 쉽게 뱉었던 말들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갈라치기 혐오 발언'이라는 등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이 대표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제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국정운영의 무거운 책임을 맡고도 이 나라 주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오만 속에 국정을 손 놓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국민과 가까이 국민의 뜻을 온전히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