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일 한동훈 향해 "화성을 출마하라"與, 젊은 반도체 인재 한정민 전략공천 응수이탈자 없어 이삭 줍기 실패… 세 확장 미지수
  •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0총선 경기 화성을 지역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경기 화성=정상윤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0총선 경기 화성을 지역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경기 화성=정상윤 기자
    개혁신당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으나 좀처럼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기술자'로 불리는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 임명과 인재 영입, 반도체 벨트 등 온갖 '처방'에도 좀처럼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연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자신이 출마를 선언한 화성을에 나서라며 지도부 대결 구도 만들기에 주력했다.

    이 대표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쪽(국민의힘)을 보니 굉장히 센 타자라는데 방망이는 절대 안 잡는 타자가 하나 있다. 한 위원장"이라며 "센 타자라는데 방망이 잡을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서 방망이 들고 나오면 어떤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불출마하신 분이 출마하겠다고 누구도 말리지 않고 누구도 나쁘게 볼 이유가 없다"며 "한 위원장 말고도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 있겠지만 저는 상징적인 의미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한 위원장의 화성을 지역구 출마를 촉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4일 화성을 출마 선언에서 "경기 남부에서 진심으로 선거를 치러볼 생각이 있다면 한 위원장이 나오라"고 말한 바 있다.

    대구 출마가 점쳐지던 이 대표가 화성을에 나선 것은 용인갑에 출마하는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원내대표, 화성정에 출마하는 이원욱 의원과 함께 '반도체 벨트'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도 여의도 복귀 초반부터 이 대표의 대구 출마를 언급했으나 결국 영남권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화성을 출마는 이 대표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주 금요일쯤 이 대표가 저를 찾아와 선거구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상의했다"며 "본인이 거기(화성을)를 선택하려는 생각이 보이길래 '내가 보기에도 그게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을 오가며 굵직한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던 김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에 앉히고 '총선 1호 인재'로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인 김범준 전 부산대 특임교수를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섰지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갈등 이후 돌아선 민심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권은 평가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개혁신당은 새로운미래와 합당할 때부터 이미 갈 길을 잃었다"며 "이후에도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반도체 벨트에 출마하면서 한 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한 것도 지도부 간 대결구도를 만들어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내보낼 메시지가 마땅하지 않아 지역 공약과 더불어 이목을 집중시킬 발언을 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한 위원장 출마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영입인재인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을 화성을 지역구에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1985년생인 이 대표의 지지자가 젊은 층인 것을 감안해 1984년생에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다루는 한 연구원 공천으로 개혁신당이 강조하는 반도체 벨트 이슈를 국민의힘 쪽으로 가져온 것이다.

    개혁신당은 당초 여권 인사들의 합류를 자신했지만, 국민의힘 총선 공천이 막바지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이탈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삭 줍기'를 통해 제3지대의 세력을 확장하고 여권의 이탈표를 흡수하는 그림을 기대했으나 국민의힘이 시스템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일률적인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를 하지 않고 중진 재배치 등 탈당을 최소화하면서 개혁신당이 세 불리기에 실패한 모양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 출연해 "이 대표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 무관심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