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졸업생 정부 R&D 예산 삭감 항의 고성알고보니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져대통령실 "경호 안전 확보…규정 따라"온라인서 여론 반전…"결국 정치적 의도 있었나"
  • ▲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 등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다 제지 당하고 있다.ⓒ뉴시스
    ▲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 등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다 제지 당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카이스트(KAIST)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던 중 항의하는 한 졸업생이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강제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확인 결과 퇴장당한 졸업생은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과학강국 도약을 위한 R&D(연구개발) 예산 확대'를 약속하는 발언을 하는 도중 한 졸업생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졸업생은 즉각 경호원들로부터 입과 팔 다리가 제압돼 학위수여식장에서 끌려나갔다. 경호원 가운데 일부는 카이스트 졸업 학위복을 입고 있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고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며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기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온라인에서는 윤 대통령의 축사보다 경호원이 해당 졸업생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든 채 강제 퇴장하는 장면에 여론이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SNS 등에서는 "졸업식의 주인공은 졸업생 아니냐" "왜 경호원들 졸업복 입히고 앉혀놓나" "해당 졸업생은 가깝지고 않은데 너무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졸업생이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양상이다. 당적을 가진 인물이 의도적인 정치적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결국 정치적 신분을 가지고 이목을 끌기 위한 것 아니였나", "순수한 학생인 줄 알았는데 결국 또 정치", "이런 것 좀 기획 안 하면 안되냐"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해당 졸업생이 R&D 예산을 복원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부자 감세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있던 모습도 포착됐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졸업생으로 참석한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라는 요청 한 마디를 내뱉던 와중에 대통령 경호원들에 폭압적으로 끌려 나갔다"며 "학생마저 폭압적으로 끌어낸 대통령,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축사를 통해 "과학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저와 정부는 여러분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후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와 신진 연구자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세계 최고 연구자들과 협력하고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는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호처에 끌려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대통령이 입장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상황이었고 강 의원이 악수했을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며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