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웡카' 맹추격정치권서 '관람 열풍' 불며 흥행가도
  •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가파른 흥행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일 개봉한 이 작품은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으나 실관람객들의 호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13일 기준으로 2위까지 올라갔다.

    다큐멘터리가 상업영화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안착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관람 열풍'과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화제성'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 '건국전쟁'은 실시간예매율과 좌석점유율도 5위(14일 기준)를 달리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흥행 추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개봉 2주 만에 누적 관객 38만2160명을 끌어 모은 '건국전쟁'은 설 연휴가 끝난 후에도 매일 5만 명 이상 꾸준히 관람객이 늘고 있어 14일 중 '40만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과 건국1세대들의 희생과 투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덕영 감독이 3년간 제작비 2억 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국내외 연구자 등 20여 명의 증언과 사료를 토대로 제작됐다.

    "'독재자' '부정선거의 주역' 같은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오명이 벗겨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힌 김 감독은 이 전 대통령이 △분단의 책임자인 독재자였고 △친일파를 등용한 미제의 앞잡이였으며 △6·25 때 도망간 '런승만'이었다는 왜곡된 이미지를 벗겨내는 데 영화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영화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모 강연회에서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가장 결정적 장면"이라며 이 전 대통령의 토지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장면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 12일 영화 관람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실제 공과를 감안할 때 박하게 돼 있고 폄훼하는 쪽에 포커스 맞춰져 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을 우리가 되새겨야 할 이 전 대통령의 대표 업적으로 꼽았다.

    한 위원장 외에도 보수진영 정치인 상당수가 이 영화를 관람한 뒤 자발적으로 정치권에 입소문을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힘 정진석·안철수·박수영·김미애·김영식 의원 등 다수 인사들이 앞다퉈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SNS 등에 후기를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도 설 연휴 기간 참모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며 '건국전쟁' 관람을 권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미국 뉴욕 동포 간담회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족 선각자들이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말했고, 지난해 스위스 방문 당시엔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33년 제네바에서 국제 사회를 대상으로 대한 독립을 탄원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