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 지 나흘됐는데 여전히 포스터는 '공란'"포스터 전달했더니, 동일인 아니라고 접수 안 해"김덕영 감독 "'봉준호 영화'도 봉준호가 내야 하나"
  •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데이터를 근거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소개한 네이버. 4번째에 위치한 영화 '건국전쟁'의 포스터가 빠져 있다.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데이터를 근거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소개한 네이버. 4번째에 위치한 영화 '건국전쟁'의 포스터가 빠져 있다.
    나흘 전 개봉해 박스오피스 4위(4일 기준)를 달리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네이버가 공식 포스터도 없이 텍스트 정보로만 소개해 제작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화 '건국전쟁(The Birth of Korea)'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거대 포털사이트들이 '건국전쟁'을 홀대하고 있다"며 네이버와 다음이 개봉 후 수일이 지나도록 '건국전쟁'의 포스터를 영화 소개란에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앞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받는다고 밝혔던 다음은 저희들이 이의를 제기한 후 공식 포스터를 올렸으나, 네이버는 여전히 '건국전쟁'의 포스터란을 빈칸으로 방치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감독은 "이런 초유의 사태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혹시 '이승만'이기 때문인가?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포스터라서 그런가?"라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김 감독은 "네이버의 경우 저희를 도와주시는 자원 봉사자들이 포스터와 심의필증을 네이버 측에 전달했더니, '배급사 대표, 감독인 김덕영과 동일 인물이 제출한 심의필증이 아니라서 접수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영화 제목과 심의필증의 제목이 일치하면 되는 거지, 그걸 제출하는 감독까지 확인이 필요한가?"라고 분개한 김 감독은 "같은 영화, 같은 심의필증이면 되는 것 아니냐"며 "서류를 제출한 사람이 꼭 감독이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렇다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봉 감독이 심의필증을 제출해야 하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박 감독이 심의필증을 제출해야 한다는 뜻이냐"며 "지난 3일 제 이름으로 다시 포스터와 심의필증을 제출했으니 네이버는 신속하게 포스터 이미지를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영화 관계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김 감독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봉준호 등 (유명) 감독은 유통 인프라가 구성돼 있기 때문에 감독 본인이 직접 등록하는 일은 없다"면서 "포털에는 익명의 사람들이 정보를 함부로 수정하는 걸 막기 위해 이런 프로세스가 있는 것 같다. 마이너한 영화가 갑자기 인기를 얻는 경우 대응이 느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메이저 영화사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속 배급사가 있다"는 설명 댓글을 달았다.

    '건국전쟁'은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1세대들의 희생과 투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4년 전 다큐멘터리 '김일성의 아이들(KIM IL SUNG’s Children)'로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덕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일 개봉해 4일 현재 일별 박스오피스 4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