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사업가 김모씨에게 5000만원 받은 사실도 시인"서울지역 상황실장에게 50만원, 700만원 제공하기도 했다"
  •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관석 의원. ⓒ뉴데일리 DB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관석 의원. ⓒ뉴데일리 DB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가 윤관석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 심리로 열린 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박씨의 변호인은 "(윤 의원 측이) 돈이 필요하다며 2회에 걸쳐서 금품을 요청해 (박씨가)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 돈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했다고 보고 있는데, 박씨가 스스로 돈을 마련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변호인은 박씨가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전당대회 당선을 목적으로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도 인정했다.

    박씨 측은 이 돈과 캠프 내 부외자금을 합쳐 총 6000만원을 마련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은 "이같은 살포 행위를 윤 의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 전 사무부총장과 공모했다고 봐야 하며 윤 의원에게 전달한 부분만 따로 떼서 박씨에게 죄를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밖에도 변호인은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을, 다른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 자금 명목으로 700만원을 각각 제공한 혐의를 인정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선거권자를 매수하기 위해 금품이 제공된 게 아니라 경비를 지급한 게 주 사안"이라며 "내부 선거는 운동원 비용 지급 규정이 없어 식비조차 지급하지 못해 여야를 막론하고 정해진 법률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선 여론조사 비용 9240만원을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돈으로 대납한 뒤 이를 감추고자 허위 견적서를 쓴 혐의, 먹사연 사무국장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교체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은 부인했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박씨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재판부는 별도로 기소돼 심리 중인 윤 의원과 강 전 상임감사위원의 혐의가 박씨와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만큼, 최소한 검찰의 증인 주신문은 공통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0일이나 16일 이 전 사무부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