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방문진, 후보자 '흠결' 덮고 사장 선발 강행""박성제 前사장 영업이익 부풀리기 묵과, 불공정 심사""주식 명의신탁 터졌는데 조사 없이 안형준 사장 임명"
  • ▲ MBC노동조합(제3노조) 관계자들이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방문진 야권 이사들의 총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 MBC노동조합(제3노조) 관계자들이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방문진 야권 이사들의 총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관리·감독 해태(懈怠) 의혹 등으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의 해임 청문을 진행한 것과 관련, "MBC를 관리·감독하는 기구로서 '공영방송'이 '노영방송(勞營放送)'으로 전락하고 '부실경영'을 되풀이하는 과정을 방기한 현 방문진 이사진의 책임이 크다"며 "권 이사장을 포함, 야권 이사 전원을 해임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지난 주말 안형준 MBC 사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한 6인의 야권 이사들은 지난 2월 18일 국민평가단 심사에서 안형준·허태정 등 두 사람으로 사장후보가 압축된 이후 안 후보의 '공짜 주식 수령'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으나, 안 후보의 고교 후배로 알려진 곽모 PD의 '사실확인서' 한 장과 안 후보의 진술에 의거해 안 후보의 범죄 의혹을 덮어주고 2월 21일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되짚었다.

    MBC노조는 "당시 야권 이사들은 안형준 후보가 곽모 PD의 소속사였던 CJ E&M의 감사팀에 스스로 공짜 주식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는 제보까지 들어왔음에도, 특별감사와 같은 확인 절차도 없이 서둘러 사장후보로 내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통과시켰다"며 "고교 후배의 공짜 주식을 차명으로 맡아주고, 타 회사에 가서 감사 방해를 한 의혹이 있는 사람을 도덕성 검증도 없이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방문진 야권 이사들에게 사장 선발을 공정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아예 없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MBC노조는 "해당 투서가 MBC 감사실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뿌려지고 박성제 전 MBC 사장의 항의와 반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MBC의 특별감사가 시작되자, 권태선 이사장은 방문진 의결 없이 김기중 이사를 '옵저버'로 파견해 특별감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방문진이 MBC 감사국에 옵저버를 보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사실상 방문진의 사장 선임에 대한 특별감사인데, 비위 사실을 덮어줬던 기관이 어떻게 감사에 개입한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이후 안형준 사장의 과거 비위가 중대하다는 특별감사 보고서가 나왔음에도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한 야권 이사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점 등을 들어 별일이 아니었다는 식의 보도자료를 만들어 기자들에게 배포했다고 한다"며 "특별감사 보고서를 그대로 요약한 것이 아니라 이른바 '마사지'를 해서 외부에 공표했다는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MBC노조는 "방문진 야권 이사들은 지난 사장 선발 과정에서 당시 안형준 후보의 범죄 의혹뿐만 아니라 박성제 전 사장의 '영업이익 부풀리기'도 덮어줌으로써 총체적인 불공정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방문진이 결산보고를 받아 MBC경영평가보고서에 적은 영업이익은 2020년 40억원, 2021년 684억원인데, 박 전 사장은 사장지원서에 2020년 240억원, 2021년 1090억원이라고 영업이익을 허위기재했다"고 주장했다.

    "방문진은 방문진법 10조와 10조의2에 문화방송의 사장 추천 업무와 그 자격에 대해 구술하면서 방문진 이사들의 사장 선발 업무의 중요성을 명시하고 있다"며 "원래 방문진이 만들어진 주된 이유가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에게 문화방송의 사장 선발 업무를 넘기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한 MBC노조는 "그런데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한 6인의 야권 이사들은 지난 2월 7일 이사회의 대표이사 후보 1차 면접 당시 박성제 전 사장의 영업이익 허위기재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줬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중첩되면서 방문진 여권 이사들은 사장 선발 절차에 항의, 일찌감치 탈퇴해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했다"며 "방통위는 방문진 야권 이사들의 불공정한 진행과 위법적인 업무 처리를 조사해 방문진 야권 이사 6명 전원을 해임해야 마땅하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