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5일 '전사자 추모의 벽' 헌화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尹 "우크라 자유 되찾을 때까지, 국권 회복할 때까지 함께 할 것"대통령실, 우크라 방문 가능성 줄곧 부인…'경호 위험'에 극비리 추진尹, 우크라이나 도착 즉시 국내 집중호우 상황에 총력 대응 지시
  • ▲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3.7.15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3.7.15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군 병력을 파견하지 않은 전쟁 중인 국가에 방문 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폴란드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는 국가안보실 관계자 등 극소수만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윤 대통령은 현재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총 110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10분부터 10분간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오전 11시 20분부터 낮 12시 25분까지 65분 동안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가졌다. 이어 오후 1시 10분까지 45분 동안 양국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확대 회담 모두발언에서 "어려운 시기에 저와 대표단을 초청해 주시고, 각별한 배려를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우선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우크라이나의 군인들과 전쟁으로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 그리고 유가족 분들께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1992년 수교 이래 30년 간 우호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을 시켜 왔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공격이자 자유, 인권, 법치 기반인 국제규범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지금부터 약 70여 년 전 대한민국은 북한 공산 세력에 의해 침략을 당해 한때는 국토의 90%를 적에게 빼앗기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유엔군과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마침내 승리한 후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한국 국민을 대표하여 우크라이나에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저와 우리 국민은 우크라이나가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국권을 회복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방문했다. 이어 12~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를 국빈급 공식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를 공식방문한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하는 기업인들을 만나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를 총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 같은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한국은 전후 복구 사업 참여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 왔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협력에 양국이 함께 파트너로 참여하여 우크라이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공식 트위터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공식 트위터
    이 때문에 이번 동유럽 순방에 동행한 대통령실 기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를 줄곧 부인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방문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통령실이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극비리에 추진하게 된 것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통령이 방문하는 데 따른 '국가 안보'와 '경호 위험'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우크라이나 도착 즉시 국내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및 대처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군·경 포함, 정부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하여 재난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