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재판서 증언… "정진상은 그렇게나 많이 남느냐며 놀라""이재명은 '민간이 남는 거 그거는 우리와 상관이 없지'라고 반응"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전부터 민간업자 이익이 최대 500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법정증언했다. 당시 이 대표가 "(민간업자 몫은) 우리와 상관이 없지"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사건 속행공판을 열고 지난 기일에 이어 유 전 본부장을 증인석에 세웠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공고 이전인 2015년 2월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정 전 실장을 만나 (대장동사업을 하면) '민간에 4000억원에서 5000억원 정도 남는다'고 보고했더니 정진상이 깜짝 놀라며 '그 정도로 많이 남느냐' 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는 '민간이 남는 것, 그것은 우리와 상관이 없지'라고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민간업자의 수익이 성남시보다 더 큰 것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우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수차례 재판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해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면, 정 전 실장은 그대로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것.

    이를 두고 정 전 실장 변호인은 "그 보고를 이재명·정진상에게 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객관적 증거는 없다"고 답했다.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유 전 본부장이 작심 발언한 시점 이후 이른바 '끼워 맞추기식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정 전 실장 측의 주장이다.

    특히 정 전 실장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때마다 일시와 장소를 물으며 집요하게 캐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근무 당시 있었던 일은 기억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는 대부분 특정하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수년 전의 일을 떠올려야 하는 유 전 본부장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맥락 외에도 전체적으로 증인이 일관성 있게 증언을 유지하고 있는지 타임라인을 그려 확인해 평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