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언론시민행동, '가짜뉴스와 반지성주의' 심포지엄586운동권 맏형 함운경 "민주당, 가짜뉴스로 국민선동""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미신 아닌 과학으로 접근해야"
  • ▲ '가짜뉴스와 反지성주의'라는 주제로 열린 바른언론시민행동 2차 심포지엄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복거일 문화미래포럼 대표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가짜뉴스와 자유시장경제의 붕괴' '가짜뉴스와 팬덤정치' 등 2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정상윤 기자
    ▲ '가짜뉴스와 反지성주의'라는 주제로 열린 바른언론시민행동 2차 심포지엄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복거일 문화미래포럼 대표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가짜뉴스와 자유시장경제의 붕괴' '가짜뉴스와 팬덤정치' 등 2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정상윤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건은 미신이 아닌 과학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마치 해양 수산물을 먹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선동하고 있습니다. 근거도 없이 공포감만 심어주다 보니 엉뚱한 자영업자들만 고생하고 있어요. 민어 판매로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인데도 좀처럼 손님이 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 횟집을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가 나와 "좌파 세력이 퍼뜨린 오염수 괴담으로 엉뚱한 자영업자들만 고생하고 있다"며 "반일 감정에 편승한 거짓 선동을 즉시 멈춰줄 것"을 정치권에 호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당을 겨냥해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돌직구를 날린 장본인은 전북 군산에서 '네모 선장'이라는 횟집을 운영 중인 함운경(59)씨다.

    함씨는 1985년 서울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을 주도했던 운동원 출신 인사다.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 시절, 전국학생총연합 산하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삼민투)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1985년 5월 23~26일 서울 지역 5개 대학에서 모인 70여 명의 학생들을 이끌고 서울 을지로 소재 미국문화원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체포됐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6년 6개월을 선고받은 함씨는 1988년 특사로 풀려났다.

    이후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두 차례 더 옥살이를 했던 함씨는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2016년 '횟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서 '조용히' 자영업자로 지내던 함씨는 2021년 6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함운경 "내가 장사해보니 文정부 정책은 사기")에서 "소득 주도 성장을 말하는 사람은 다 사기꾼"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 없는 민주당의 경제정책을 맹비난해 관심을 모았다.

    이듬해에도 SNS를 통해 "민주당은 팬덤 정도가 아니라 훌리건들"이라며 "훌리건들이 날뛰지 못하게 감독들이 강하게 제지해야 하는데 문재인 감독은 오히려 '양념'이라고 부추겼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인 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각종 토론회에 참석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지지자'로 선회했다.

    이후 지난 2일 바른언론시민행동이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함씨는 '586운동권의 맏형'이자 횟집을 운영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민주당의 허위 선전선동 전략을 조목조목 비판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함씨는 "좌파 진영이 오랜 기간 우파의 통일에 대한 소극성을 추궁하며 '남북 화해론'으로 정치적 이익을 취해왔으나, 북한 체제의 억압성과 낙후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호응이 현저히 줄어들자 그 대안으로 '반일주의'에 집착하게 된 것"이라며 반일주의가 폭주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반일'만 외치면 '정치적 이익'을 얻게 되는 정치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 함씨는 "새 정부에서 일본 정부와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도출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굴욕 외교'라는 자극적 선동을 하고 있으나,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그 누구도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별다른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함씨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건의 경우, 미신이 아닌 과학으로 접근해야 하고 전문가의 판단을 신뢰해야 함에도 국민들의 '반일 감정'에 편승해 이미 괴담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고, 민주당도 맹목적 위험론에 가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말만 믿자는 것이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전문기구의 검증을 판단 기준으로 삼자는 것"이라고 강조한 함씨는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논쟁처럼 한일 갈등의 주요 쟁점들은 민족주의가 강하게 개입되면서 토론 자체가 억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함씨는 "이 같은 '닫힌 민족주의'와 '극단적 민족주의'는 우리 내적으로 반지성의 심화와 합리적 외교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한일관계의 발전적 정립에 있어서 DJ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민주당이 DJ식 국익 우선의 균형 잡힌 외교 정책을 앞장서서 배척하는 이유는 정파적 이익 때문"이라고 민주당의 관련 행보를 강하게 꾸짖었다.

    이날 바른언론시민행동 심포지엄에서 제1세션 토론자로 나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와 관련된 비과학적 주장과 음모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함씨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정 교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미처리 방사성 오염 물질을 300톤씩 방류했으나 우리 해역에 특별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현재 후쿠시마에 저장 중인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의 양이 사고 당시 방류량의 0.1% 이내 수준이고, 방류지점에서 2~3km 떨어진 지점의 삼중 수소 농도는 1bq/L로 한강물 수준이라는 것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좌파 진영은 ▲방사성 동위원소 양은 말하지 않고 특정 방사성 동위 원소 자체의 위험성만 강조하는 '사실 왜곡'과 ▲근거도 없이 우리 정부나 시찰단이 일본 편을 들 것이라는 '색안경 끼우기'를 하고 ▲IAEA가 원자력 진흥기구로서 일본 편을 들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는가 하면 ▲'깨끗하면 맥주 만들고 수도관 연결하고 수출하라'는 빈정대기식 주장과 ▲일본에도 보호 받아야 할 국민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한 태도 ▲시찰단에 사실상 내정간섭을 하라는 무리한 요구 등을 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강하게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