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돈 봉투 의혹'에…"與 김현아 어떻게 되고 있나" 맞불이원욱 "프레임 전쟁, 정치권 병폐…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프레임 전환을 시도할 게 아니라, 우리의 잘못을 먼저 해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당내 '돈 봉투 의혹'으로 인한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인사들을 소환하며 맞불을 놓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고 프레임을 계속 갖다 붙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출범식 후 '송영길 전 대표와 통화했느냐' 등이 질문에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는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과녁을 돌렸다.

    그는 전날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현아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을 언급한 이재명 대표를 향해 "본인과 당 문제에나 주력하시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물타기로 저를 고르셨다면 헛다리 짚은 것"이라며 이같이 따져 물었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프레임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치권의 오랜 병폐라고 하는 것 중 하나가 프레임 전쟁"이라며 "나의 잘못을 먼저 해소하는 것, 나의 문제를 먼저 해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잘못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이걸 프레임 전쟁으로 전환해서 해결해 보겠다고 했을 때는 결코 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돈 봉투 의혹'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가 전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송영길 전 대표는 386 정치인, 운동권 출신 정치인 중 대표주자"라며 "운동권 정치인들은 그나마 도덕적으로 깨끗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있고, 민주당을 지지해 준 이유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운동권 출신 정치인을 뜻한다. 386은 이후 486(40대), 586(50대) 등으로 불리며 민주당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운동권 출신 대표주자가 돈 봉투를 뿌렸다고 하는 녹취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신뢰는 '이제는 운동권 출신들도 믿을 사람들이 없구나, 저것도 부패했구나, 기득권 집단들 맞구나'라고 하는 걸로 전락하고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해서 지도부는 판단해야 하고, 아주 단호하고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돈 봉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후보였던 송 전 대표의 당선을 돕기 위해 현역의원 10~20명에게 총 94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이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취파일에 송 전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살포 사실을 인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의혹 배후로 지목된 송 전 대표는 전날 파리에서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