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17일 기자회견 열고 '국민의힘 당원 가입' 독려"신당 창당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 측 많은 분들이 만류"김기현 "그 입 닫으라"… 유상범 "야욕으로 당원 가입 선동"
  •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 및 당원 중심의 후보경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 및 당원 중심의 후보경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과 결별을 예고했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돌연 '국민의힘 당원 가입운동'과 함께 '공천권 폐지'를 주장하며 노선을 선회했다.

    전 목사가 결별이 아닌 국민의힘 당원 가입 독려로 선회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전 목사를 향해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전 목사는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죽하면 목사가 나섰겠나. 이 자리에서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한다"며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운동과 공천권 폐지 및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공천권 폐지를 주장한 것과 관련, 전 목사는 "공천권 싸움이 없어져야 국민의힘은 자유를 지키는 싸움에 전력투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천권을 없애려면 의원·지사·시장·군수 등 후보도 당내 경선을 통해 뽑아야 하므로 이게 바로 민주정당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당원 가입운동 추진 이유로는 "불평만 하면서 행동할 수 없어 답답한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전략"이라며 "보통사람들은 개인 차원에서는 용감할 수 없고 조직에 속해야 행동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목사는 "국민의힘 가입운동은 당과 국민을 다함께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위를 쳐다보는 대신 아래를 보며 야망을 키워야 하고 국민들도 행동하는 양심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응답을 기다리면서 지금까지 정당 민주화를 요구했던 모든 분들과도 연대하고 싶다"며 "당원 가입운동, 공천권 폐지, 후보자 경선은 국민의힘이 호응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으므로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국민의 힘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 목사는 당초 '국민의힘과 결별'을 예고했지만 이날 방침을 바꾼 이유가 국민의힘 측에서 만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 국민의힘과 결별은 신당 창당"이라고 전제한 전 목사는 "이를 선포했더니 국민의힘 측에서 많은 분이 '목사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에 더 많이 있는데 왜 홍준표 등 몇 사람 때문에 우리를 버리느냐'고 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그래서 제가 내년 총선에서 200석 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목사님이 도와 주면 자신 있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내가 독자정당 창당을 미루고 (국민의힘의) 자세를 내가 보고, 창당을 하든지 안 하든지 당신들(국민의힘)의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 줄 것"이라며 보류 견해를 밝혔다.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전 목사 측이 국민의힘 안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거리 두기'를 택한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 목사의 발언과 관련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도대체 우리 당을 뭐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닫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맹비난했다.

    전 목사가 공천권을 거론한 것을 두고는 "우리 당 공천은 우리 당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다른 당 창당해서 대표 하고 있는 분이 남의 당 일에 왈가왈부하고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것은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전광훈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선동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 절연을 여러 차례 명시한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우리 당원들을 비롯하여 그 뜻을 동조하는 국민들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해 나갈 것"이라며 "전광훈 목사가 제아무리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당을 흔들려 해도 국민의힘은 끄떡없다"고 자신했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 측에서 결별을 만류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금시초문이라는 태도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의 주장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자기 과시를 많이 하는 사람인 만큼 당원 중에 누가 한두 사람 정도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 것을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전광훈 리스크'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당 이미지에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전광훈 목사는 힘을 얻는 것"이라며 "전광훈 목사를 빠른 시일 내에 끊어내지 못하면 이제 국민의힘 하면 전광훈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 당에 굉장히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