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정도"… 고민정, 이재명 거취 언급했다가 '후폭풍'고민정 "비당원인데 개딸 행세하며 '정치공작' 펼치는 것"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이어 '개딸 리스크'에 빠진 민주당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고민정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을 두고 "명확하게 발라낼 필요가 있다"고 강공을 펼쳤다.

    고 의원은 이 대표의 거취와 관련, 모호한 견해를 밝혀 개딸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고민정 "하루 18번씩 전화폭탄… 정치공작 발라내야"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 의원은 "최근 어떤 분들은 하루에 18번씩 전화해서 제가 휴대전화를 못 쓸 정도"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전날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수위 높은 욕설이 있으면 당내 신고센터에 전해 (욕설한 사람이) 당원인지 아닌지를 파악해본다. 그런데 이들 중 당원이 아닌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의원은 "이들은 본인들을 개딸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 정치공작을 펼치는 것"이라며 "실제 당원들과 정치공작원들을 명확하게 발라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 의원은 지지층 대부분은 상식적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일부 지지층을 두고는 반감을 드러냈다.

    고 의원은 "최근 현장강연을 가면 당원들, 특히 20대 젊은 여성당원들은 날카로운 질문도 많이 한다"며 "비합리적으로 욕설을 하거나 '수박'을 거론하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다"고 소개했다. 

    수박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명(비이재명)계를 일컫는 은어로,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를 뜻한다.

    고 의원은 "한 지지자는 전화가 왔을 때 '제가 이재명 대표를 안 지킬 것이라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더는 이야기를 못하더라"고도 소개했다.

    이 대표 조기퇴진론과 관련해서는 "그것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지금 시기에 맞지 않다"면서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에둘렀다.

    "초가을 정도"… 고민정, 이재명 거취 언급 '후폭풍'

    지난 13일 고 의원은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여론과 관련 "이 대표를 지키자는 의견과 이 대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고 언급해 개딸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고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늦여름, 초가을 정도 되면 총선을 몇 달 앞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당도 총선전략을 무엇으로 짜야 할 것인지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을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 의원의 발언을 두고 "초가을쯤에 판단한다는 뜻이냐" "왜 저런 말을 하냐. 이해할 수가 없다" "친문(친문재인)은 제발 입 다물고 반성해라"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고 의원은 이 같은 개딸의 공격에 "정확하게는 이 대표의 사퇴가 그때 결정돼야 된다고 말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고 의원은 14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현재 이 대표의 사퇴에 대해 당 내외에서 여러 의견이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은 당대표를 중심으로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 의원은 "나는 개딸이면서 수박"이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저는 수박이라는 단어도 마뜩하지 않고, 개딸이라는 단어도 되게 불편하다"며 "이것이 자꾸 서로를 나누는 단어가 되고 있다. 누군가가 저에게 물어보면 나는 친문이면서도 친명(친이재명)이고, 또 개딸이면서도 수박이라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자제 요청했으나… '개딸' 늪에 빠진 민주당 

    앞서 이 대표는 개딸에 자당 의원들을 향한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개딸의 폭력적 행보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비명계 의원들이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내홍이 이어지자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개딸을 비롯한 당원들을 만나 "우리 안의 동지에 대한 증오심을 최소화하고, 그 총구를 밖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너는 왜 나와 생각이 다르냐'면서 막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는데, 당의 단합을 해친다"며 "적대감이 더 강화될 것이고 그러면 누가 손해인가. 집 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에도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 공격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거듭 호소드린다.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 동지들을 멸칭하고 공격하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자당 의원들에게 "당내 일부 지지자가 의원들을 향해 지나친 행위를 해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은 당대표 책임"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만족스럽지 않은 당 운영에 많은 의원이 참아 주고 인내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부의 갈등을 줄이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