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 세미나서 '팬덤' '민주주의' 공존 방안 모색"국민통합 위해 정당·언론·국민 모두의 자정 노력 필요"
  •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소위 '강성 팬덤'으로 야기된 정치 갈등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며 팬덤의 성숙한 정치 참여를 위해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을 강화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론 채널을 활성화해 '정치 팬덤'과 '민주주의'가 공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팬덤과 민주주의 특별위원회'는 한국정당학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와 공동으로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팬덤과 건강한 민주주의'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앞서 '팬덤과 민주주의 특위'에서 다뤘던 팬덤과 민주주의의 공존을 위한 정책 방안을 학계 및 전문가, 언론인 등과 함께 논의해보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 세미나는 많은 국민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분열의 원인으로 정치 갈등을 지목하고 있고, 강성 팬덤으로 인해 민주주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이 어려워지고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먼저 '세션1'에서는 '팬덤과 정치 참여'라는 주제로 '정치 팬덤'의 현황을 분석하고 유권자들의 성숙한 정치 참여와 정치효능감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팬덤 참여자들도 외부의 부정적 인식을 인지하고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FGI(Focus Group Interview)'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혐오적이거나 적대적 표현 자제 등 성숙한 정치 참여를 위해 '디지털 시민성' 선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세션2'에서는 '팬덤과 정당 및 정치인'을 주제로, 팬덤과 정당 정치의 문제점과 더불어 정당 조직 측면의 대응 방안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정당 내부적으로 대의원 직선제 제도화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공론 채널을 활성화하고 당원들이나 우호적인 유권자들의 참여를 당내로 흡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 외국 정당의 사례와 같이 정당의 자정 노력을 의무화하고 소셜미디어 활용 원칙을 정하고 있는 디지털 윤리규범 시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세션 3'에서는 '디지털시대의 팬덤'을 주제로 허위 조작정보, 일명 '가짜뉴스' 사례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20대 대선 관련 가짜뉴스 사례 분석을 통해 가짜뉴스와 극단적이고 적대적인 팬덤 활동의 문제를 분석하고, EU등의 디지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플랫폼 기업 규제 관련 다양한 입법 사례와 제도의 한국적 적용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더불어 가짜뉴스에 대한 피해구제를 신속‧용이하게 할 수 있는 가짜뉴스 플랫폼 등의 제안,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상 가짜뉴스에 대한 언론중재법 확대 적용 필요성도 제기됐다.

    아울러 플랫폼 기업의 투명성 보고서 강화 등 사회적 책임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마지막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팬덤 정치를 극복하고 더 좋은 민주주의, 더 건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방안에 대해 열띤 종합 토론이 이어졌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미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사회를 천천히 살펴보고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던 게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 갈등이었다"며 "그래서 고민 끝에 '화개장터'라는 노랫말을 썼다"고 말했다.

    "이 유행가가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국민들 마음 깊은 곳에 이렇게 지역간 반목하는 것이 우리나라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지만, 이념간·세대간·젠더간·빈부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정치 분야에서의 분열과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한 여성의 통화 내용이 공론화된 사례를 거론한 김 위원장은 "그런 내용이 특정 팬덤에게는 열성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일부 통화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됐는데 그 중에 제 이야기도 나와서 이건 정말 사기 중의 사기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듯 팬덤으로 인한 정치갈등과 이로 인한 분열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결속력을 저해해 우리나라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하는 정원으로, 정당과 정치인, 미디어, 우리 국민 모두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국민통합위원회도 갈등과 분열을 넘어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통합위원회 측은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건강한 팬덤 문화 조성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법적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들과 협의를 거쳐 오는 3월 '팬덤과 민주주의 특별위원회' 결과보고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