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첫날 나란히 접수… 양강 구도에 초반부터 견제구김기현 "안정된 추세로 제가 압승… 선당후사로 총선 승리"안철수 "법조인 대통령과 과학기술인 당대표 최상 조합"
  • ▲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지도부 선거 후보 등록이 2일 시작된 가운데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나란히 등록하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각각 "대통령을 악용한다" "제가 윤힘 후보"라며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로 양강 구도로 굳어지면서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 시작부터 신경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대통령 끌어들이는 악용" 인수위원장 이력 내세운 安 저격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후보 등록 후 정견발표를 통해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면서 내년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 수 있는 대표로 저 김기현을 선택해 줄 것을 당원 여러분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혼신의 힘을 바쳐서 선당후사하면서 반드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겠다"고 장담했다.

    김 의원은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안 의원을 향해 '가짜 윤심팔이'라고 지적한 것을 두고 "대통령을 본인의 당대표선거에 끌어들여 악용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뜻을 같이했다. 안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선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이력을 앞세우자 견제에 나선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상승세를 타는 것과 관련해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과도기가 지나면 안정된 추세로 김기현이 압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현장에서 많은 당원이 그와 같은 열기를 저에게 보여주고 있다. 어제 대구 서문시장에서 당심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자신했다.

    최고위원후보들과 러닝메이트 계획 여부를 두고는 "당원 여러분이 선택하는 최고위원이 김기현의 러닝메이트가 되고, 우리 당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이루었던 장 의원이 차기 지도부에서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장 의원 같은 분들이 뜻과 정치역량이 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당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의미 있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는 누구에게도 당직을 약속한 바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당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사람을 주요 당직에 발탁할 것"이라며 "인물 선택 원칙은 연대와 포용, 탕평이라는 연포탕의 모습으로 당을 대통합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서도 안 의원을 겨냥해 "저는 한 번도 윤심을 판 적이 없고 김심만 팔아왔다"며 "'윤심 호소인'이 등장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 ▲ 당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과 함께한 출정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당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과 함께한 출정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민심과 비슷한 수준 결과" 여론조사 상승세에 자신감

    안 의원도 이날 정견발표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당대표는 자신임을 호언했다. 

    안 의원은 "저는 당대표 경선 승리를 위해서가 아닌 총선 승리를 위해 후보 등록을 했다"며 "제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만들었던 국정과제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헌정사상 최악의 여소야대 때문이다.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특히 '윤심 당대표후보'로 자리매김한 김 의원을 저격했다. 국민의당 대표 출신인 안 의원은 당 지지기반에서 김 의원에게 밀린다. 현재 이철규·박수영·배현진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은 간접적으로 김 의원을 돕고 있다. 이용·태영호·박성중 의원 등 친윤계 최고위원후보들도 김 의원 행사에 참석하는 등 지지를 표하는 상황이다.

    안 의원은 이날도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이뤄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인수위원장을 맡은 이력을 강조하며 김 의원 혼자만의 '윤심 마케팅'이 적절하지 않다고 공세를 폈다.

    그는 "저는 윤힘이 되기 위해 나온 후보다.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로 여기까지 왔다"며 "법조인 출신의 대통령과 과학기술인 출신의 당대표면 최상의 조합이다. 도저히 민주당에서는 흉내도 못 내고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당의 화합이 정말로 중요하다. 여러 이야기가 경선 과정에서 나오지만 결국 우리가 하나 돼 화합해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포용을 약속했다.

    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며 김 의원과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다만 아직 전당대회까지 30여 일이 남은 만큼 자만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많은 시험대에 서게 될 텐데, 현명하게 대처하며 당대표가 될 자격을 증명하겠다"고 역설했다.

    윤석열정부 적극지지층에서 김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밀린다는 지적에 안 의원은 "당원 수가 80만 명인 만큼 민심을 반영하는 결과들이 나올 것"이라며 "현재 수도권 30% 이상, 20~40대 30% 이상의 구성이다. 민심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역전을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