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김성태 교류 정황 파악… 모친상에 측근 보내 조문이재명, 모친 빈소 찾아온 김성태 측근에… "김 회장 꼭 만날 것""김성태 모친상 때 이재명 비서실장 조문"… 쌍방울 전 비서실장 증언
  • ▲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현장을 기억해주십시오. 오늘 이곳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법치주의를 어기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다"라고 말했다. ⓒ정상윤 기자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서로 모친상에 측근을 보내 조문하는 등 교류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대표는 자신의 모친상에 온 쌍방울 관계자에게 "쌍방울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김 전 회장을 꼭 만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20년 3월 이 대표의 모친상에 방모 쌍방울 부회장을 대신 보냈고, 이 대표가 방 부회장에게 이같이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직접 가지 않고 측근을 보낸 이유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직접 조문 가면 위험할까봐 측근을 대신 보낸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법인카드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3억2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방 부회장은 쌍방울그룹의 총괄부회장으로 대북사업을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압송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압송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김성태, 각자 모친상에 측근 보냈는데 "서로 모른다"?

    김 전 회장의 모친상에 당시 경기도지사이던 이 대표의 비서실장이 조문을 했던 것도 법정진술을 통해 확인됐다.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31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은 내용을 진술했다.

    A씨는 "2019년 5월 당시 김성태 회장의 모친상에 경기도 비서실장 전모씨가 조문을 온 사실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회장과 전씨는 초면이었고, 전씨는 경기도를 대표해서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회장의 지시로 내가 안내를 맡았고, 전씨가 휴대폰 번호를 알려줘서 입력했다"고 답했다.

    A씨는 또 "전씨가 화환을 전달하거나 조의금을 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의 증인신문 내용과 변호인의 설명에 의하면 당시 이 전 부지사와 비서실장은 조의금을 냈지만, 당시 이재명 지사 명의로 낸 조의금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듬해인 2020년 3월 이 대표의 모친상에 김 전 회장이 조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때는 비서실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른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줄곧 서로를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만 반복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인 '이재명'에서 "도대체 저는 김성태라는 분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지난 18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서는 "누군가가 술을 먹다가 (김 전 회장과)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회장도 지난 17일 국내로 압송될 당시에 이 대표 및 이 대표 측과의 관계와 관련해서 "모른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월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와 함께한 자리에서 이화영 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 중 나를 바꿔줬다"며 통화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비서실장이 조문갔던 걸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갔다 하더라도 경제인 등의 부고를 받아 비서실장 등 간부가 조의를 표하는 것은 의례적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동아일보에 전했다.

    또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을 꼭 만나겠다'고 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부회장이 직접 조문 왔다면 상주로서 조문에 대한 감사 표시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