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100m 넘는 구덩이 2개 발견… 갱도에 물 스며들면서 지지구조 악화돼"CSIS 조지프 버뮤데스 선임연구원 "갱도 주변 움푹 들어가… 함몰로 보인다"스탠퍼드대학 "평산 우라늄 시설 최대로 가동하면 핵무기 5개 분량 채굴"
  • ▲ 지난 2019년 8월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광산의 위성사진. ⓒ38노스 관련 보고서 화면캡쳐
    ▲ 지난 2019년 8월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광산의 위성사진. ⓒ38노스 관련 보고서 화면캡쳐
    북한의 핵실험 원료를 생산하는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광산의 갱도 일부가 함몰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미국 민간 북한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지난 14일 평산광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터널(갱도) 입구가 붕괴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보글은 위성사진의 광산 터널 입구에서 함몰된 것으로 보이는 큰 구덩이 2개가 확인됐다며, 이를 '광산 입구의 붕괴'라고 해석했다.

    보글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진에서 100m가 넘는 구덩이 2개가 발견됐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속적으로 함몰된 것에서 점차 서쪽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광산 갱도가 지지력을 잃었고, 여기에 물이 스며들면서 지지구조를 더욱 약화시켜 함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산광산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의 주요 생산지

    그러면서 보글은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 근거로 몇 년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평산광산 주변으로 우라늄 추출로 쌓인 폐기물들이 주기적으로 관찰됐으며, 인근 평산 우라늄공장에서도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 점을 들었다.

    앞서 지난해 8월28일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기존 침전지 옆 1km 구간에 걸쳐 새 침전지를 조성하기 위한 굴토공사와 댐 건설 기초공사가 이뤄지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지프 버뮤데스 선임연구원도 최근 위성사진에서 2개 갱도 주변으로 움푹 들어간 모습을 볼 때 함몰이라는 분석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버뮤데스 선임연구원은 2000년 이후 북한 평산광산에 5개의 수직갱도가 있었으나, 현재는 2개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평산광산은 북한 핵무기에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의 주요 생산지로, 이곳에서 채굴된 우라늄 원석은 인근에 위치한 우라늄공장에서 정련 과정을 거쳐 핵물질 원료인 우라늄 정광으로 재탄생한다.

    일명 '옐로케이크'로 불리는 우라늄 정광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에 활용된다.

    2021년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연구팀은 평산의 우라늄 채굴·정련 시설을 최대치로 가동하면 연간 36만t의 우라늄 원석을 채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우라늄 정광 90t을 만들 수 있는 양이자, 10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00kg의 고농축 우라늄으로는 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