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방문…'양자 석학'들과 대화한-스위스 수교 60주년…尹 "양자기술 도약의 원년"尹, 과기부장관에 '인력 지도 그려라' 쪽지로 지시
  •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열린 '양자 석학과의 대화'에서 참석자 소개에 박수 보내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열린 '양자 석학과의 대화'에서 참석자 소개에 박수 보내고 있다.ⓒ뉴시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각)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을 찾아 '양자 석학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스위스 수교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양자 과학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전했다.

    다보스포럼에서 특별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날 취리히로 이동, 이번 해외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세계적 연구기관인 취리히 연방공대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양자 분야 석학과의 대화를 통해 양자 기술 개발 동향을 청취하고, 향후 10년 내에 '게임 체인저'가 될 양자 기술의 선도국가가 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아인슈타인, 폰 오니만 등 유명 과학자들의 모교이자, 개교 이래 동문 및 교수 22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다.

    윤 대통령은 양자 기술 석학들과의 대화 시간에서 "2022년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가 양자 기술 연구자 중에서 배출되는 등 양자 분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며 "각 나라와 기업의 큰 관심으로 양자 기술이 꽃필 시점이 다가오는 중이고, 한국 역시 국가 전략기술의 하나로 양자 기술을 선정해 국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퀀텀 사이언스(양자 과학)의 대표적인 대학으로 알려져있다"며 "양자 기술은 미시 세계 양자 단위의 아주 미세한 물질들을 연구하는 분야인데, 이런 어려운 분야에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또 그 성과를 인류 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데 앞정서고 계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적 기반 기술이 된 퀀텀 사이언스와 관련해서도 국내적으로도 다양한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고, 각국의 큰 관심이 양자 기술에 모아지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주신 고견이 향후 우리 양자 기술 정책에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양자 기술이 인류사회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양자 분야 학자들이 협업과 연대를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양자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우리가 대비해야 할 역기능은 무엇이 예상되는지 ▲한국과 스위스 간 양자 기술 연구에 관한 교류와 협력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석학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양자 석학과의 대화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현 정부에서 수립 중인 '국가 양자 전략'에 반영, 발표될 예정이라고도 설명했다.

    김은혜 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보다 많은 (양자 과학기술) 국내 연구자를 양성하고, 스위스와 같은 선도국가와 연구 및 인적 교류 등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하라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미래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양자 과학기술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장관을 향해 "양자 과학기술 R&D를 포함해 연구비 지원과 인재 육성에 정부가 국가전략의 중요성을 감안해 적극 임할 것"과 "후속 조치도 잇따를 것"임을 당부했다.

    양자 기술은 물질이 갖는 에너지양의 최소단위인 양자(量子·quantum) 고유의 성질(얽힘, 중첩 등)을 컴퓨터 개발에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시작된 기술로,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 등 다양한 기술이 포함된다.

    특히 양자 기술은 기존의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킬 정도로 컴퓨팅 연산 속도를 증가시키고 해킹이 어려워져 산업 안보에 직결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양자기술 R&D, 산업화 등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도 양자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련 국내 연구진이 200~300명에 그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석학들의 조언을 청취한 뒤 이종호 장관에게 '인력 지도를 그려서 인력 양성 방안을 잘 검토해보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건넸다고 한다.

    이종호 장관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양자기술은 미래 산업에도, 국가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취리히 연방공대 등과의 인력 교류 등 인재 양성 방안을 과기정통부에서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